요 약 15
제1장 문제설정 25
1. 시선과 관심 25
2. 자 료 30
제2장 한국에서 10대로서 살아가기 37
1. 10대들의 일상과 시간의 배분 37
1) 일상에서 중요한 영역 37
2) 일상의 구성 42
3. 학교생활 48
4. 친구관계 54
5. 10대들의 자아정체성 : ‘모범생’과 ‘노는 아이’의 구분으로부터
비켜서기 66
6. 학교로부터의 탈출 73
7. 10대의 소비생활 94
8. 10대의 소비문화, 놀이문화 : 그 내부의 다양성과
철저한 구별짓기의 문화 101
제3장 흔들리는 아이들 109
1. 10대들의 방황 109
1) 학교에서의 비행 110
가. 교칙 위반 행위 110
나. 학교에서의 지위비행 113
다. 학교나 교사에 대한 저항 113
라. 학교내의 범죄적 행위 114
2) 학교 밖에서의 비행 119
가. 가벼운 비행 120
나. 약물비행 123
다. 폭력비행 123
라. 재산비행 124
마. 기물파손 126
바. 사이버비행 126
2. 10대의 성(性) 134
1) 10대들의 성 정체성(sexuality) 136
2) 성에 대한 태도 138
3) 10대들의 사랑과 성적인 일탈 151
3. 규범 및 일탈적 가치에 대한 10대들의 태도 172
1) 법규범에 대한 인식 173
2) 비행문화 190
가. 폭력에 대한 태도 190
나. 허용할 수 있는 폭력과 허용할 수 없는 폭력 195
다. 학교비행의 허용도 207
라. 학교 밖의 비행의 허용도 225
3) 기성사회로의 편입을 준비하는 10대들 251
제4장 맺음말 255
참고문헌 261
영문요약 271
부록 / 면접자료 275
1. 연구목적
이 연구는 한국사회의 청소년들의 삶과 가치관에 관한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일탈적인 삶과 그러한 삶을 둘러싼 다양한 가치관과 태도들을 묘사하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삶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충족하는 삶과 그로부터의 일탈적인 삶의 경계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두 가지 대립되는 삶의 형식간의 부단한 상호침투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밝혀보려 한다. 그리하여 이 글은 청소년 집단을 ‘모범생’, ‘노는 아이’, ‘평범한 아이’의 세 가지로 구분한 뒤 이들의 일상, 학교생활, 놀이문화 등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청소년 비행이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극단적 삶의 형태가 아니라 일종의 ‘놀이문화’라는 성격을 띠고 있음을 입증해 보일 것이다. 특히 이 글은 10대들의 일탈을 그들의 대중문화, 특히 상업주의적 놀이문화와의 연관 속에서 살펴볼 것을 촉구한다. 10대들의 대중문화는 반학교문화와 중첩되면서 비행에 대한 가치를 강화하거나 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약화시키는 기회구조로 작용한다는 것이 이 글의 주된 논지이다.
2. 자 료
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첫째는 청소년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관찰하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어진 심층면접자료이다. 두 번째의 자료는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자료이다. 10대 청소년들의 다양한 삶의 유형들을 포괄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그 집단을 일반학생, 근로청소년, 그리고 비행청소년의 세 범주로 구분하여 각각의 삶과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가치관의 특성들을 탐색하였다.
심층면접은 올해 8월 초순에서 중순에 걸쳐 서울에 한정하여 이루어졌다. 강북과 강남이라는 큰 틀을 기준으로 해서 강북지역으로는 신촌과 홍대 근처, 동대문의 두산타워와 밀리오레 근처, 성신여대역 근처, 대학로, 강남지역으로는 영등포근처, 여의도, 강남고속버스터미날 옆의 센트럴시티 부근, 강남역 부근, 압구정동, 삼성역 근방, 신천역 주변, 건대입구 등을 면접지역으로 선정하였다. 그리하여 총 40명의 청소년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와 별도로 11명의 비행청소년을 인터뷰하였다.
일반학생에 대한 설문조사는 서울시 소재 인문계 고등학교 재학생과 실업계 고등학교 재학생의 비율을 60대 40으로 나누고 남녀의 비율은 50대 50이 되도록 하였다. 총 표본수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청소년 960명이다. 이 중에 인문계 남자고등학생이 288명, 인문계 여자고등학생이 288명이고, 실업계 남자고등학생은 189명, 실업계 여자고등학생은 195명이다. 근로청소년들에 대한 설문조사는 경기도 일대의 수원, 안산 공단지역에서 실시하였다. 총 표본수는 100명이며, 이중 여자아이가 18명 남자아이가 82명이다. 비행청소년에 대한 설문조사는 9월 중순 현재 전국 5개 소년분류심사원(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수용 중인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국 5개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모두 227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3. 주요연구결과의 요약
1) 청소년들의 삶의 주된 무대인 학교와 학교 밖에서의 일상을 아이들의 신분과 자아정체성 유형을 중심으로 비교한 결과, 그 신분의 차이에 관계없이 ‘친구’가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친구의 유형과 친구관계를 맺는 방식에 있어서는 집단별로 차이를 보였다. 학생집단이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면 비행청소년의 친구관계는 ‘비행성’이라는 변수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중산층적인 행위규범, 즉 정직성, 도덕성, 준법성 등의 가치는 비단 고등학생 집단뿐만 아니라 비행청소년이나 근로청소년 집단에서도 친구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써 공유되고 있었다. 하지만 비행청소년과 근로청소년 집단은 학생집단에 비해 ‘놀이문화’에서 높이 평가되는 소위 “끼”에 대한 가치를 더욱더 중시되었다.
2) 노래방, PC방, 전자오락실은 모범생이든 평범한 아이든 노는 아이든 상관없이 10대들이 즐겨 찾는 공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일한 놀이공간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그곳에서의 몰입의 정도는 아이들의 신분과 특성에 따라 각기 다양했다. 놀이문화의 비용을 마련하는 방식에 있어서 아르바이트는 비행청소년 집단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이었고, 학생집단은 부모의 용돈에 기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부모는 용돈의 액수를 제한함으로써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려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모자라는 용돈을 보충하는 나름의 방법들을 동원해서 이에 대응하고 있었다. 또한 아이들의 놀이문화 속에는 몇 가지 원칙과 특징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남녀와 연령차이에 따른 노는 비용의 배분방식, 놀이문화의 지역적 차별화 현상 등이 그 대표적인 것이었다.
3) 학교에서의 아이들의 비행은 복장이나 두발위반과 같은 사소한 형태에서부터 교내 절도나 금품갈취와 같은 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형태들까지 다양했다. 학교비행의 원인에 대한 단서들을 포착하기 위해 학교비행을 종속변수로 하고 개인적인 요인, 학교관련요인, 친구관련요인, 놀이문화관련요인들을 독립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학교비행이 개인적인 요인(자아정체성), 학교관련요인(학교생활만족도), 친구관련요인(비행친구와의 접촉)은 물론 청소년 놀이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밝혀졌다.
4) 사회에서의 10대들의 비행유형과 그 정도를 알아본 결과 술집이나 락카페, 디스코장과 같은 유흥업소를 출입하는 지위비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컴퓨터 프로그램 불법복제 역시 많은 아이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었다. 오토바이 폭주나 취중에 다른 사람들과 시비걸고 싸움하는 일, 가출 등은 그 다음으로 많은 유형이었다. 부모에게 거짓말하여 돈을 타내 쓰는 일을 비행이라고 부르기는 힘들겠지만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집단유형별로 비행의 정도를 비교한 결과 컴퓨터 프로그램 복제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에 대한 경험은 비행청소년집단이 가장 많았고 학생집단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컴퓨터 프로그램의 불법복제는 일반청소년 집단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학교 밖에서의 청소년 비행’에 대한 회귀분석결과 개인적 요인, 학교관련요인, 친구관련요인 및 놀이문화관련 요인이 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10대들의 성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살펴보았더니 전통적인 성규범에 대해 저항하면서도 이를 완전히 거부하지는 못하는 긴장상황에 놓여 있음이 확인되었다. 결혼 전의 남녀의 순결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규범을 강하게 수용하면서도 연인간의 혼전 성행위는 용납하는 태도나 여성과 남성의 성적 일탈을 달리 평가하는 이중적 성규범의 수용태도 등에서 그러한 긴장이 잘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은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들에서 보다 강하게 표출되고 있었다. 한편 노는 아이의 정체성을 지닌 집단들의 성의식은 매우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노는 아이의 집단의 성에 대한 태도로부터 성을 쾌락적이고 소비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게 하는 10대들의 놀이문화, 하위문화의 효과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10대들의 성비행은 학교의 압력과 비행하위문화, 상업주의적인 오락문화의 요인 등에 의해 잘 설명되고 있었다.
6) 청소년들의 법과 범죄에 대한 태도를 측정하여 보았다. 우리나라 법의 정당성, 법의 공평성에 대한 청소년들의 평가는 대단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들의 준법의식 정도를 측정한 결과, 법 준수자로서의 역할을 수용하는 정도가 비교적 낮았다. 그리고 범죄에 따른 이득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살펴본 먼저 살펴본 결과,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준법을 하는 사람보다 이익이 더 많은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법 위반의 손실에 대한 인지도를 비교한 결과, 집단 유형에 관계없이 그 인지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를 저지른다 했을 때, 공식기관에서 받게 될 처벌뿐만 아니라 부모와 친구, 학교와 직장 및 미래의 삶에서 나타날지 모를 불이익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부모의 실망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의 학교나 직장생활, 그리고 미래의 삶에서 야기될 지 모를 손실에 대해서도 상당히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형사사법기관으로부터 받을 처벌이나 친구나 동료의 실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염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10대들의 법규범의 내면화 정도는 상당히 높았지만 그 내면화 기제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법 위반행위가 보다 상위의 가치실현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특히 잘 지켜지지 않는 법이나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나 물질적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법 위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중화기제의 내면화 정도는 남녀,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 달랐다. 고등학생집단의 경우에는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 비해 중화기제를 내면화하는 정도가 더 높았다. 남자비행청소년 집단은 다른 남자아이 집단들에 비해 법 위반에 대한 도구주의적인 중화기제를 좀더 강하게 내면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범생보다는 평범한 아이집단이 중화기제의 내면화 정도가 높았고, 평범한 아이들보다는 노는 아이집단의 내면화 정도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 청소년들의 폭력허용도는 대체로 낮았다. 하지만 여자보다는 남자아이들이 폭력에 대해 더 허용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집단별로 봤을 때는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비행청소년이 근로청소년과 학생집단보다 폭력에 대해 더 관대했고 여자아이들의 경우에는 비행청소년이 근로청소년보다 더 허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집단의 경우에는 명분(질서유지, 좋은 결과)과 실리(신속성, 간편성)에 관계없이 폭력에 대해서는 거부하는 입장이 강했고, 비행청소년집단의 경우에는 명분이 좋다면 어느 정도의 폭력은 허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명분을 중시하더라도 학생집단의 경우에는 질서유지와 같은 ‘공동체지향적’인 폭력사용에 보다 허용적이었고, 비행청소년과 근로청소년은 ‘결과’의 타당성을 낳는 폭력사용에 보다 관대했다. 폭력에 대한 태도는 아이들의 자아정체성 유형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노는 아이 집단이 폭력에 대해 가장 허용적이었다. 반면 평범한 아이 집단과 모범생 집단의 폭력에 대한 태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학교요인(학교만족도), 비행하위문화요인(비행친구와의 접촉정도), 놀이문화요인(오락문화에의 노출정도)과 폭력허용도간의 단순상관관계를 구해봤더니 비행하위문화요인과 놀이문화요인은 폭력허용도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교요인은 별 관련이 없었다. 비행하위문화와 놀이문화는 개별적인 폭력유형 및 전체의 폭력허용도와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것은 비행하위문화와 놀이문화가 폭력에 대한 허용적 태도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결과의 타당성’에 의존하는 폭력에 대한 허용적 태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 일상적인 폭력유형의 허용여부를 측정한 결과,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상위의 가치에 기반한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었다. 그리고 부모의 체벌에 대해서도 허용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반면 남자근로청소년의 경우에는 남학생과 남자비행청소년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교사의 체벌이 허용가능한 행위로 인식되고 있었다. 남자비행청소년의 경우에는 남학생과 남자근로청소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일대일의 싸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아이 세 집단 모두 학교에서의 ‘괴롭힘’에 대해서는 덜 부정적이었다. 반면 부모나 교사의 감정적인 언어폭력에 극히 부정적이었다. 학생과 근로청소년 집단의 경우에는 비행하위문화적 특성을 나타내는 폭력에도 극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비행청소년 집단의 경우에는 이 유형의 폭력에 대해 덜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여자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오직 부모의 체벌과 좀더 상위의 가치를 전제로 한 폭력만이 허용가능한 행위로 인식되고 있었고, 남자아이들과는 달리 학교에서 발생하는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뿐만 아니라 비행하위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폭력행위는 전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는 태도가 나타났고, 부모든 교사든 언어폭력은 절대적으로 허용불가능한 행위로 생각하고 있었다. 모범생 집단은 부모와 교사체벌, 그리고 보다 상위의 가치에 의존하는 폭력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노는 아이 집단의 경우에는 부모와 교사체벌에 대한 허용은 물론 비행하위문화적 속성을 지닌 아이들간의 “일대일의 싸움”과 “친구를 대신한 보복”까지도 정당화되고 있었다. 평범한 아이 집단은 교사체벌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편이 강했고, 따돌림에 대해서는 노는 아이집단과 마찬가지로 덜 부정적이었다. 이들의 폭력에 대한 태도에는 노는 아이와 모범생 집단의 특성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었다.
9) 학교비행에 대한 허용도를 측정한 결과, 제시된 유형들은 거의 전부가 허용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다만 단순교칙위반이나 성적관련 비행, 학교 내 지위비행에 대해서는 “상대적인 의미에서” 허용도가 높았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범죄, 학교와 교사에 대한 반항, 친구를 괴롭히는 행위 등은 허용도가 낮았다. 그리고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들의 학교비행에 대해 좀더 관대한 편이었고, 노는 아이집단이 모범생과 평범한 아이 집단에 비해 훨씬 더 허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같은 청소년집단 내에서도 그들의 소속한 문화적 특성에 따라 비행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10) 학교 밖에서의 비행, 즉 사회 내 비행에 대한 청소년들의 태도를 측정한 결과, 학생, 근로청소년, 비행청소년 모두 지위비행에 대해서는 허용적인 태도가 높았고 인습적인 범죄행위, 즉 대인범죄나 성폭력에 대해서는 허용도가 대단히 낮았으며 매매춘이나 원조교제. 채팅하면서 음란한 용어를 사용하는 등의 성비행은 중간정도의 허용도를 나타내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성과의 성행위는 다른 행위들에 비해 비교적 허용도가 높은 측에 속하며, 음란한 용어사용, 매매춘, 원조교제와 같은 성비행은 컴퓨터 관련비행(바이러스 제작유포, 해킹)보다도 더 허용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컴퓨터 관련 비행은 비행청소년이나 근로청소년에 비해 학생집단이 높았으며 지위비행과 인습적인 범죄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허용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성폭력에 대해서는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더욱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11) 비행에 대한 가치, 즉 일탈적 가치의 수용은 10대들의 존재조건과 문화적 환경에 다분히 영향받고 있었다. 컴퓨터관련 비행(프로그램 불법복제, 악성 바이러스 제작 유포, 해킹)을 제외한 나머지 비행유형들은 거의 예외없이 노는 아이집단의 허용도가 평범한 아이집단과 모범생집단보다 허용도가 더 높았다. 심지어 아이들 세계에서 가장 허용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집단강간”에 대한 허용도도 노는 아이집단이 평범한 아이집단과 모범생 집단보다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아이들과 모범생간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평범한 아이들이 모범적인 아이들보다 지위비행(유흥업소출입, 가출)이나 청소년의 놀이문화적 성격을 반영하는 비행(폭력서클, 오토바이 폭주)에 대해서는 허용도가 더 높았다. 반면 프로그램 불법복제에 대해서는 모범생 집단의 허용도가 더 높았다.
12) 아이들의 하위문화에 따라 비행가치의 수용정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노는 아이 집단은 자신들의 놀이문화를 반영하는 비행가치들에 대해서는 대단히 우호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필연적으로 10대와 어른들 사이에 세대적 긴장과 갈등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