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9
제1장 서 론 15
제1절 연구의 목적 15
제2절 연구의 내용 17
제2장 기존문헌의 검토 19
제1절 학교폭력의 개념 19
제2절 학교폭력에 관한 이론적 논의 23
제3절 선행연구결과의 검토 36
제3장 연구방법 및 연구결과 43
제1절 연구방법 43
제2절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성격 47
제3절 학교폭력의 분포 50
제4절 독립변수의 분포 53
제5절 학교폭력의 상관관계 분석 62
제6절 학교폭력의 다중회귀분석 72
제4장 학교폭력 대처현황 및 문제점 93
제1절 경찰의 학교폭력대책 84
제2절 경찰대책의 문제점 88
제3절 검찰의 학교폭력대책 92
제4절 검찰대책의 문제점 97
제5장 학교폭력의 효율적 대처방안 103
제1절 사회적 대처노력의 활성화 103
제2절 학교연계경찰관제의 도입 108
제6장 결 론 111
참고문헌 117
Abstract 123
[부록] 설문지 129
학교폭력은 우리나라 교육환경의 고질적 문제이며 최근에 들어서 점차 악화되는 경향이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교육문제로 인식되면서 그간 학교폭력의 실태를 파악하고 발생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기존연구를 통하여 학교폭력의 실태에 관한 많은 자료가 축적되었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한 기존연구들은 학생의 외부적 상황에 치중하고 내부적 원인은 간과함으로써 효율적인 대처방안의 수립에 충분한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학교폭력의 발생원인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외부적 상황요인과 그간 간과되었던 내부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학교폭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효율적 대처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개념규정과 관련하여 학교폭력이란 간단히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장소, 가해와 피해의 대상, 학교폭력의 내용 등에 관하여 견해가 일치하지 않아 학자별로 서로 달리 규정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목적을 고려하여 가해학생을 중심으로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 위하여 힘, 무력, 언어적 공격, 상징적․심리적 강제 및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학교나 학교주변에서 심리적 혹은 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로 정의한다.
학교폭력의 발생을 설명하는 관점은 크게 생물학적 관점, 정신분석학적 관점, 학습론, 사회통제론, 긴장론, 모멸감 논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생물학적 관점은 인간과 동물은 유사하다는 가정에서 폭력성향이란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며 폭력적인 사람은 선천적 폭력성향을 통제해야 하는 뇌신경계의 장애로 폭력행위를 저지른다는 견해이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은 누구에게나 폭력충동이나 폭력본능이 있다고 가정하고, 자아와 초자아와 같은 내부심리기제가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할 경우에 폭력행위가 유발된다는 견해이다. 학습이론적 관점에서는 폭력이란 학습된 행위유형이며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관찰학습, 모델링 등의 학습기제를 통하여 폭력행위를 학습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Sutherland는 친밀하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폭력행위에 대한 허용적 가치와 태도를 학습함으로써 폭력행위를 저지른다고 시사하였다. 사회통제적 관점은 학생들이 사회와 맺는 유대관계를 강조한다. 이에 의하면 가정, 부모, 학교와의 유대가 약한 학생일수록 폭력행위를 비롯한 여러 반사회적 행위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긴장이론적 관점은 행위자들이 겪는 긴장이 반사회적 행위의 원인이라는 견해이다.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지나친 부모의 공부압력과 부모기대는 학생으로 하여금 공부를 아예 포기하게 만들고 대신에 긴장을 주지 않은 학교폭력 등과 같은 일탈행위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기존 관점들은 개인적 혹은 사회적 조건에 치중했으며 학생의 내부에서 형성되는 폭력성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였다. 이에 반하여 Katz는 행위자가 주위로부터 겪는 모멸감이 폭력행위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Katz에 의하면 행위자는 자신의 인간적 가치가 무시되거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모멸감을 느끼고 훼손된 자기 가치를 복원하려는 동기에서 폭력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누구든지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주위로부터 모멸감을 겪은 학생의 경우에도 인정에의 욕구는 강하지만 인정받는 존재가 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멸감을 겪은 학생들은 자기 가치를 회복하고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탈출하고자 자기보다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폭력행위를 행사하여 자신의 비참함을 잊으려 한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의 실태에 관한 기존연구들을 검토했을 때에 연구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었다. 김준호(1991)의 연구에서는 전체 조사대상학생의 36.1%, 교육부의 자체조사에서는 7.2%, 김준호 등(1997)의 연구에서는 57.1%, 청소년폭력예방재단(1997)의 연구에서는 41.3%, 임영식(1998)의 연구에서는 72.1, 이상균(1999)의 연구에서는 58.9% 등으로 적게는 7.2% 많게는 72.1%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연구가 활용한 자료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남․녀,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수집한 조사자료이다. 모집단의 특성과 서울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총22개 학급을 표집하였으며, 조사는 훈련된 면접원이 집단면접의 방식을 통해 한 학교 당 한 개 학급을 선정하여 질문지를 배포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설문지에 직접 기입하도록 한 뒤 회수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본 연구에 사용된 최종 설문지는 1,285부이다.
연구결과, 조사대상자들 중에서 한번이라도 학교폭력을 저지른 비율은 41.3%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전체 학생의 40% 가량이 학교폭력에 가담했다는 것으로 학교폭력이 일부 비행소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현장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본 연구가 고려한 6가지 유형의 학교폭력 중에서 3가지 이상을 저지른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전체의 11%를 차지하였다. 학교폭력 중에서 대체로 빈번하게 저지르는 폭력유형은 욕/협박형과 괴롭힘형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신체형이나 강제형 학교폭력은 가해빈도가 높지 않았다.
상관관계분석에서 학교폭력의 발생은 기존이론들의 견해와 대체로 일치하였다. 학습이론의 주장대로, 가정과 친구로부터 폭력을 학습하는 기회가 많았던 학생일수록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경향이 강하였다. 친구로부터의 학습효과와 가정으로부터의 학습효과를 비교했을 때에 비행친구로부터의 학습효과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사회통제효과의 경우도 이론적 가설대로 부모나 선생님과의 애착관계가 강할수록 학교폭력을 자제하는 경향이었다. 부모애착의 효과와 선생님과의 애착을 상호 비교했을 때에 그 차이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부모애착의 경우가 선생님과의 애착보다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긴장이론의 견해는 본 연구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되지 못하였다. 모멸감과 학교폭력과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였다. 조사대상자의 모멸감을 측정한 변수들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할 뿐만 아니라 상관관계의 크기도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즉 주위로부터 모멸감을 겪는 정도와 학교폭력과의 관계는 매우 밀접한 긍정적 관계(positive relationships)이었다.
다중회귀분석을 통하여 학교폭력의 유발원인을 분석했을 때에 가장 중요한 유발원인은 친구학습과 모멸감이었다. 친구학습과 모멸감은 유형별 회귀분석과 학교폭력전체의 회귀분석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요인이었다. 즉 비행친구로부터 폭력을 미화하고 옹호하는 가치와 태도를 배우고, 주위사람으로부터 모멸감을 느꼈을 때에 학교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조사대상자의 외부환경과 내부적 심리과정의 영향을 비교했을 때에 학교폭력의 발생에는 학생이 접하는 외부환경도 중요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주위사람으로부터 겪는 모멸감이 더욱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주위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부정했을 때에 그 학생은 모멸과 분노를 느끼고, 실추된 자기가치를 회복하려는 심리적 동기가 외부상황보다 더욱 중요한 인과요인이었다. 조사대상자의 가정형편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은 본 연구에서 유의할만한 인과요인으로 판별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학교폭력이 일부 사회계층출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계층출신에서 저질러지는 일반화된 비행유형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학교폭력의 대처방안과 관련하여 그간 경찰과 검찰은 여러 가지 대책을 실시하였지만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학교폭력이 다차원적 원인에 기인하므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친구와 또래문화, 가정, 학교, 지역사회, 유관기관, 법과 제도 등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활성화가 필요한 사회적 노력들을 제안하였다. 더불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학교연계경찰관제를 제안하였다. 학교연계경찰관제(liaison officer, LO)란 경찰관을 학교에 파견하고 학내에 상주토록 하면서 학교질서를 유지하고 학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학교와 밀접히 상호 협조하여 대처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학교연계경찰관은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연계경찰관은 학생들이 준법적 행위규범을 학습할 수 있는 역할모형(role model)이 될 수 있으며, 교육과 상담을 비롯한 예방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지역사회자원의 매개자로서 지역주민, 학부모, 시민단체들이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협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학교폭력을 체계적으로 사전예방하고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때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알선․중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