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13
제1장 서 론 31
제1절 연구목적 31
제2절 이론적 배경 36
1. 청소년 친구관계와 비행 36
2. 청소년 갱 이론 44
3. 구금기관(total institution) 이론 50
제3절 청소년 폭력집단의 개념 53
1. 청소년 갱 이론 53
2. 이 연구에서의 청소년 폭력집단의 개념과 유형 58
제2장 연구방법 65
제1절 심층면접 65
제2절 설문조사 70
제3절 불량서클의 분포 현황 76
제3장 청소년 폭력과 청소년 폭력집단의 실태 79
제1절 공식 통계로 보는 실태 79
제2절 언론 보도로 보는 실태 88
제3절 피해자 조사로 보는 실태 93
제4절 피해자의 목소리로 듣는 실태 105
제4장 ‘노는 애’들의 세계: ‘일진회’ 111
제1절 등장 배경 111
1. 일본 만화의 모방? 111
2. 일진회의 원조 : ‘번장집단’ 115
제2절 일진의 발달 과정 123
1.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123
2.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132
제3절 일반 학생들이 보는 일진 144
제4절 일진의 일상 149
제5장 청소년 폭력집단의 조직 159
제1절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수와 구분 159
1.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의 수 159
2. 청소년 폭력단 성원의 구분 163
제2절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인구학적 특성 166
1.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연령 166
2.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성별 167
제3절 청소년 폭력집단의 역사와 성원들의 모임 169
1. 청소년 폭력집단의 역사 169
2.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모임 및 모임장소 172
제4절 청소년 폭력집단의 근거지와 성원의 표시 173
1. 청소년 폭력집단의 근거지 173
2.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의 표시 유무 175
제5절 청소년 폭력집단의 가입 및 탈퇴 176
1. 청소년 폭력집단을 결성하거나 가입하는 이유 176
2. 청소년 폭력집단에 가입한 당시의 나이 177
3. 신입성원의 충원방식과 가입과정 179
4. 청소년 폭력집단에서의 탈퇴 183
제6절 청소년 폭력집단 리더의 존재와 선출 186
제7절 청소년 폭력집단의 구성 및 선후배관계 189
제6장 청소년 폭력집단의 활동 197
제1절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주요 활동 197
1. 오락 활동 197
2. 비행 활동 198
3. 용돈․경비 조달 방법 200
4. 규칙과 금지사항 201
제2절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약물남용 202
제3절 청소년 폭력집단 성원들의 흉기소지와 패싸움 204
1. 흉기소지 204
2. 패싸움 및 그 이유 205
제4절 적대적인 폭력집단과 친밀한 폭력집단 207
1. 적대적인 폭력집단 유무 207
2. 친밀한 유대를 가진 폭력집단 유무 209
제5절 형사사법기관과의 접촉 210
제6절 청소년 폭력집단성원들의 대한 태도 214
1. 집단에 대한 자부심의 존재 여부와 그 이유 214
2. 청소년 폭력집단의 생활에 대한 후회 여부와 그 이유 215
3. 청소년 폭력집단 생활의 장점과 단점 217
4. 청소년폭력집단 생활의 중요성에 대한 태도 217
제7장 청소년 폭력집단에 대한 사회환경적 영향 221
제1절 가 족 221
제2절 학 교 227
제3절 친 구 231
제4절 비행과 연령 235
제8장 맺음말 245
참고문헌 253
영문요약 267
<부록 1> 설문지 269
<부록 2> 심층면접 면접표 291
<부록 3> 심층면접 결과표 297
<부록 4> 심층면접 녹취 요약(일부) 301
<부록 5-1> 학교 불량서클의 특징 347
<부록 5-2> 동네 불량서클의 특징 349
1. 서론: 연구 목적과 이론적 배경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만해도 학교폭력 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학교폭력문제가 심각하였던 일본과는 대조를 이루는 현상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중반에 갑자기 학교폭력문제가 분출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경찰, 검찰 등에서의 학교폭력대책이 나오게 되고, 민간에서는 피해자 가족이 중심이 되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등 단체가 설립되게 되었으며, 또한 학계에서는 학교폭력에 관한 연구물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학교폭력문제는 1997년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당시에 학교폭력의 배후에 ‘일진회’라는 폭력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경찰과 언론을 통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경찰, 검찰에서 일진회에 대해서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특별법(학생들은 이를 학교폭력이라고 한다) 위반으로 처벌하였다. 이에 일진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학교 내에는 사실상의 일진들이 존재하고 있고 따라서 학교폭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진이라는 용어가 나타난 것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사이에 싸움이 잦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싸움이 ‘폭력’으로 제도화되는 것, 다시 말하면 우연한 폭력이 아니라 구조적인 폭력이 존재한다면 문제이다. 그리고 이 구조적인 폭력은 ‘폭력집단’의 존재로 인해서 형성되게 된다. 폭력집단의 존재는 ‘폭력의 서열화’로 나타난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의 학교폭력 실태 연구가 피해자 조사에 의해서 이루어져오므로 해서 가해자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학교 폭력의 가해자인 ‘폭력집단’, 특히 중학생 폭력집단에 초점을 맞추어서 살펴보았다. 중학교 폭력집단은 청소년 사이에서 최초로 나타나는 폭력집단이고(현재 초등학생이 이 중학교 폭력집단과 연결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후에 이 폭력집단 성원들이 조직폭력배의 주요 충원 자원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중학교 폭력집단이 나타나는 배경과 실태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둔다. 그리고 이 배경과 실태를 가능한한 학생들-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관찰자인- 자신의 언어로서, 다시 말하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이론적 배경의 하나로서 특별히 구금기관(total institution)이론(Goffman, 1961)을 제시하였다. 구금기관은 고프만이 정신병환자와 기타 구금자(inmate)의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창안한 용어이다. 범죄사회학에서는 매맞는 아내의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이 개념을 적용한 예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학교에서 폭력집단에 의해 매맞는 아이의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이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폭력에 대한 하나의 대책으로서도 학교의 구금성, 다시 말하면 피해자 학생이 가해자 학생(구금자)의 차단을 넘어서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2.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청소년 폭력집단의 개념을 미국의 청소년 갱(gang) 이론에서의 갱 유형에 관한 분류를 참고로 하여 갈등 갱에 해당하는 ‘일진형 폭력집단’과 범죄 갱에 해당하는 ‘폭력조직하부’의 두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이 구분은 제5장과 제6장의 청소년 폭력집단의 조직과 활동에 관한 논의에서 청소년 폭력집단의 두 하위 유형을 비교해서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두 하위 유형 중 ‘일진형 폭력집단’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것은 이 유형이 청소년 폭력집단의 관문으로서 학교 폭력의 배후이고 나아가 ‘폭력조직하부’의 주요 충원 경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심층면접과 설문조사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두 방법 가운데서는 심층면접 자료를 주 자료로 사용하고 설문조사 자료를 보조 자료로 사용하였다. 다만 제7장 청소년 폭력집단의 사회환경적 영향 부분에서는 설문조사 자료를 주 자료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심층면접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갱 이론의 관련 부분을 참고로 하였다.
이 연구에서 심층면접을 주로 한 것은 청소년 폭력집단을 청소년 집단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의 생활시간과 사회관계 가운데서 청소년 폭력집단이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가를 청소년 자신의 언어로서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심층면접은 서울소년보호관찰소와 서울소년원에서 보호처분을 받고 있는 비행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동시에 진행하였다. 서울소년보호관찰소에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폭력집단 가담자를 확인하여 본인의 동의를 구해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서울소년원에서는 담당 직원이 선정해 준 집단에 대해서 비해당자 약간 명을 제외한 후에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심층면접은 서울소년보호관찰소에서는 2003년 8월 5일과 12일(개시교육일)에 5명에 대해서, 서울소년원에서는 검정고시 시험이 끝난 8월 25일에서 27일간 3일간 15명에 대해서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또한 2000년에 이루어진 서울지역의 일반 청소년(일부 비행청소년 포함)에 대한 인터뷰 녹취 자료(김성언, 2000)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학가협)의 홈페이지(uri-i.or.kr) 토론방에 올려진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러한 자료들은 청소년 폭력집단에 대한 관찰자인 일반 청소년과 피해자인 일반 청소년의 목소리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들 자료를 이 연구에서의 심층면접 자료와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다시 말하면 관찰자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가해자의 목소리와 교차시킴으로써 청소년 폭력집단의 실상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에서는 또한 인터넷에서 ‘일진’을 검색한 자료들을 이용하였다. 학가협 홈페이지의 언론모니터 등 언론 자료와 경찰 자료는 청소년 폭력과 청소년 폭력집단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한 자료로 이용되었다.
다음으로 설문조사는 모두 332부를 회수하였다. 전반적으로 비해당을 포함하는 무응답이 많다. 설문조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청소년의 주요 생활영역인 가족, 학교, 친구의 변수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이는 이들 생활영역에서의 변수가 청소년 폭력집단 가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비행 경력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이는 비행 경력이 청소년 폭력집단 가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비행 항목은 지위 비행을 중심으로 설정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의 각 비행의 유무를 살펴보았다. 세 번째는 학교와 동네의 불량서클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설문 대상자가 일반 청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전국적인 불량서클의 표본조사는 될 수 없다. 다만 불량서클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보조적인 자료를 입수하기 위한 것이었다.
3. 청소년 폭력과 폭력집단의 실태
청소년 범죄의 범죄 형태별 현황을 보면 폭력범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청소년 범죄자 중 폭력범의 비율은 1995년 38.2%, 1996년 36.2%, 1997년 37.9%를 차지하였다. 1997년에는 청소년 폭력범죄율(인구 천명당 폭력범의 비율)이 9.64명으로 성인폭력범죄율 9.26명을 처음으로 상회하였다. 청소년의 비율이 가장 높은 범죄는 강도이고, 청소년의 범죄 중 가장 비율이 높은 범죄는 폭력행위범죄(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이다. 강도는 1996년-1998년에 청소년의 비율이 성인의 비율을 약간 상회하였고, 청소년범죄 중 폭력행위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6년은 15.0%, 1997년은 16.9%, 1998년은 14.3%, 1999년은 11.8%, 2000년은 11.1%, 2001년은 10.2%였다. 청소년 범죄의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1997년만 16세-17세의 비율이 18세-19세의 비율을 상회하였다. 청소년 범죄의 성별 현황을 살펴보면 1997년에는 남자 비율이 91.6%이던 것이 2001년에는 남자 비율이 84.2%로 감소하였다. 청소년 범죄에서 여성 범죄의 증가가 1997년 이후의 뚜렷한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 범죄의 증가에는 여자 청소년의 폭력범죄의 증가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범죄의 한 특징은 공범사건이 많다는 점이다. 공범사건이 50% 정도이고 공범사건 가운데서는 학교동창이 공범인 경우가 50%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폭력범죄 가운데서는 공범사건이 많다. 이것이 청소년 범죄 중 폭력행위범죄의 비율이 높은 하나의 원인이다. 2001년 청소년 폭력행위범죄자 46,365명 중 공범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학교동창이 공범인 경우가 전체의 38%, 동네 친구가 공범인 경우가 전체의 1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 폭력에서 공범사건의 비율이 높은 것은 청소년 폭력의 배후에 청소년 폭력집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경찰청에 검거된 폭력서클의 수를 보면 1995년에는 756개였던 것이 1996년에는 317개, 1997년에는 380개, 1998년에는 38개, 1999년에는 66개, 2000년에는 29개, 2001년에는 34개, 2002년에는 79개였다. 서클 수의 추이를 반영하여 폭력서클 관련 검거자와 구속자의 수도 유사한 추이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1997년 이후 경찰과 검찰이 실시한 ‘학교폭력근절대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이 단속한 폭력집단의 수가 감소한 것이 폭력집단 자체의 수가 감소한 것과 동일하지는 않다. 일진형 폭력집단의 경우를 보면 더 이상 ‘일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노는 애’라고만 한다. 이는 일진형 폭력집단이 스스로를 놀이집단으로 위장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이 폭력집단인가 놀이집단인가 하는 것은 ‘학교폭력’의 실상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나타나는 일진회 사례를 보면 전국에서 일진회의 폭력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학교로 전학간 경우에도 일진회간의 연계에 의해서 폭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진회의 폭력의 사례 가운데서는 교복사 업주와 결탁하여 학생들에게 교복을 강매한 사례도 나타났다. 일진회에 의한 구타로 인해 사망한 사건도 나타났고, 일진회에 의한 폭력에 분노하여 일진회 회원을 살해한 사건도 발생하였다.
학교 폭력의 실상은 공식 통계나 언론 보도에서 모두 알 수 없다. 많은 학교 폭력이 ‘숨은 범죄’로 남아 있다. 이는 피해자가 폭력 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 폭력의 실상을 알기 위해서는 피해자 조사가 필요하다. 학교 폭력이 1990년대 중반에 급증한 것은 피해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1991년의 조사에서는 폭력 피해율이 36.1%였던 것이 1996년 조사에서는 57.1%로 증가하였다. 1996년의 조사에서 학교와 성별 유형에 따른 피해율을 보면 금품갈취에서는 남자중학생이, 일상적 폭행과 심각한 폭행에서는 남자고등학생이 높게 나타났다. 2001년과 2002년 조사(패널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도 피해자 조사에 포함시켰는데 초등학생의 피해율이 중학생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 학교폭력의 ‘저연령화’를 나타내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신고하지 못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피해자와 그 가족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이에 대한 네티즌의 열렬한 호응으로 인해서 오프라인 언론과는 또 다른 공론화의 통로가 설정되었다. 인터넷 상에서 피해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4. ‘노는 애’들의 세계: ‘일진회’
일진회에 대해서는 하나의 오해가 있다. 그것은 일진회가 일본의 학교폭력 관련 만화책을 보고 모방하였다는 해석이다. 이는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일본 중학교에는 우리나라의 일진회와 유사한 폭력집단으로 ‘번장(番長; 판쵸)집단’이 있다. 일본 만화책을 불법 복제하면서 번장집단은 일진회로 번역되었는데 이는 적절한 번역어였다. 일진, 이진이라는 용어는 1980년대 후반에 이미 중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일진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싸움을 할 때 학교를 대표해서 최일선에 나설 수 있는 애들, 곧 가장 싸움을 잘하는 애들을 지칭하였고, 이진은 일진 다음에 나설 수 있는 애들, 곧 일진 다음으로 싸움을 잘하는 애들을 지칭하였다. 그러나 일진이라는 용어가 사용은 되고 있었지만 일진의 모임으로서의 일진회가 존재한 것은 아니고 일진의 학교에서의 위상은 모호한 것이었다.
이 용어와는 별도로 ‘노는 애’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노는 애라는 말은 ‘잘나가는 애’와 ‘못나가는 애’를 모두 포함하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일진은 노는 애들 중에서 잘 나가는 애에 속하였다.
1990년대 중반이 되면 일진회가 하나의 실체로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노는 애 중에서 다른 부류(날라리, 양아치와 같은)는 제외되고 일진이 노는 애를 지칭하게 되었다. 일진은 학생들 사이에서 주류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전에 노는 애들은 학교 안에서는 ‘퇴학’ 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학교 밖에서 교사의 눈을 피해서 놀았다고 하면 이제 노는 애인 일진은 학교 안에서도 위세를 부리게 된 것이다. 이것이 1990년대 중반에 청소년 폭력이 증가하게 된 배경을 이룬다. 이제 일진은 청소년 문화의 주류로 되었다. 청소년이 주요 향수자로 되는 대중문화에서는 일진을 ‘문제아’로 기술하기는 하지만 그 ‘문제아’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존재였다.
일진회는 중학생의 놀이 문화, 비행 문화, 폭력 문화와 관련되어 있다. 현재 초등학생 상급생의 경우에도 비행 놀이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폭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경우는 폭력집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폭력의 성질이 다르다. 초등학생들도 중학교에 가면 선배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 폭력의 배후에 일진회라는 폭력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졸업생으로서 어느 정도 초등학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초등학생들이 졸업 후 선배가 있는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므로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선배인 중학생과의 관계에서 차단되지 않는다. 이렇게 엮여서 초등학교에서 놀던 애들이 중학생이 된 후에 일진회로 충원되기도 한다.
노는 애라는 용어와 일진이라는 용어가 동의어로 사용된다는 것은 곧 놀이와 비행(폭력)이 동의어로 사용되는 것을 뜻한다. 양자의 경계가 모호하게 된다. 일진회는 남자 애들의 독점물은 아니다. 남녀공학이든 여학교이든 여자 일진도 존재한다. 폭력의 가해자-피해자는 성별로 분절되어 있다. 여자 피해자가 있으면 여자 가해자가 있다. 그리고 남자 일진과 여자 일진은 놀이 집단을 이룬다.
중학교에서 일진회-그 명칭이 무엇이든-의 존재는 예외가 아니라 규칙인 반면에 고등학교에서 일진회의 존재는 예외적이다. 고등학교에서 더 이상 일진회가 존재하지 못하는데 대해서는 성숙 효과와 함께 선별 효과로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선별 효과라는 것은 심각한 폭력집단 성원의 경우는 고등학교 교문에 들어가지를 못하거나 같은 교문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후자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학교 때 폭력으로 처벌을 받은 학생은 ‘골통’ 학교-주로 실업계-로 진학하게 되고 이 학교에서는 대부분이 노는 애들이므로 다시 일진이 형성되지 않는다. 더욱이 실업계 고등학교인 경우는 ‘과’별로 분절되어 있어서 학교 전체의 일진이 형성될 수 없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대응도 중학교 보다는 더욱 엄격하다. 그리고 고등학교와 중학교간 공식 제도에서의 차이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가 인정하는 서클이 있다는 것이다. 이 서클이 중학교에서의 일진회를 어느 정도 대체하는 것으로 보인다. 폭력의 경우도 서클의 문화 속으로 편입되게 된다.
일진의 가장 큰 특징은 싸움을 잘하는 집단이지만 이 집단의 위세는 ‘몰려다니는’ 수, 그리고 이들의 배후에 있는 선배에 의존한다. 선배는 후배에게는 직접적인 가해자인 동시에 위세의 한 원천이 되어주기도 한다(이런 의미에서는 보호자). 학교 폭력은 폭력집단 내부, 그리고 폭력집단간의 폭력과 폭력집단이 일반 학생에 대한 폭력으로 구분될 수 있다. 따라서 일진이 된다는 것은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것인 동시에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일진회의 유형은 학교에 따라 변이를 보이는데 이 가운데서 가장 심각한 폭력집단 유형의 경우에는 폭력조직하부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일진회 주변에 있던 사람 가운데서 폭력조직하부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일진회로서 어느 정도 폭력조직 구성원과 연계를 맺기는 하지만 정식으로 폭력조직에 가입하지는 않은 어정쩡한 상태에 있는 경우도 있다.
중학교에서 폭력문화가 지배적이고 ‘왕따’ 현상이 만연하는 경우에는 일진회 구성원이라는 신분은 일종의 위세가 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진과 일반 학생들의 관계가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 학생들은 일진을 양아치로 규정하려고 하고, 일진은 자신들을 양아치와 구별지으려고 한다. 이와 같이 일진과 일반 학생들간에는 ‘일진’이라는 명칭의 의미를 둘러싸고 투쟁이 발생한다. 이 투쟁의 배후에는 다시 대중문화라는 ‘준거집단’이 있다.
일진회는 폭력집단인 동시에 놀이집단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싸움을 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잘 논다. 이것이 ‘잘 나간다’는 의미이다. 놀이 목록에는 음주와 흡연, 여자 애들과 놀기, 오토바이 타기 등이 있다. 이러한 유흥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금품갈취를 하게 된다. 비행으로 자퇴를 한 경우에는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하여 유흥비를 조달하기도 하지만 이 생활이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비행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5. 청소년 폭력집단의 조직
심층면접의 조사대상자의 경우를 보면 일진형 폭력집단의 성원 수는 7명에서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100명과 120명의 경우가 있는데 100명인 경우는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 학생인 경우이고, 120명인 경우는 중랑구를 활동지역으로 하는 고등학교 폭력집단(이전의 일진으로 구성된)인 것으로 보인다. 방과 후에 매일 같이 어울리는 인원의 수는 3-5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많아야 10명 정도이다. 예외적으로 2명, 20명인 경우가 있는데, 20명인 경우는 폭력집단 성원의 수가 100명인 경우였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는 10-15명인 경우와 34명, 또래만 30명, 100명 이상인 경우가 있다. 10-15명인 경우는 일진형 폭력집단이 폭력조직하부로 엮인 경우이다. 34명인 경우는 개인적으로 폭력조직에 가담했지만 폭력조직 자체의 성질이 모호한 경우였다. 자주 어울려 다니는 성원 수는 일진형 폭력집단과 유사하게 4-9명으로 나타났다.
일진형 폭력집단은 한 학년으로 구성되는 경우, 두 학년으로 구성되는 경우, 중학교의 전 학년으로 구성되는 경우,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많은 경우는 한 학년으로 구성되는 경우와 중학교 전 학년으로 구성되는 경우이다. 어떤 경우에도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지만 전 학년으로 구성된 경우가 더욱 그렇다. 그리고 한 학년 위(‘한다리’) 선배와 두 학년 위(‘두다리’) 선배는 그 권위가 다르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일진형 폭력집단이 엮인 경우는 15세(중학교 3학년; 일반적으로는 16세, 곧 고등학교 1학년)에 가입하여 20세가 될 때까지는 일종의 ‘신입’으로 있다가 20세가 된 후에 정식 성원이 된다(‘족보에 오른다’). ‘신입’ 동안에는 시내순찰 등의 단순한 일을 하는 동시에 일진형 폭력집단으로서의 친구관계를 유지한다.
일진형 폭력집단에서는 남자 일진, 혼성 일진, 여자 일진이 있다. 이 가운데 혼성 일진의 경우는 5-11명으로서 남자 성원의 수(어떤 경우는 자주 어울리는 성원의 수)와 유사하다. 혼성 일진인 경우는 수를 맞추어서 선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혼성 일진인 경우에 여자 성원은 남자 성원과 같이 노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원은 아니지만 남자 일진의 여자 친구로서 어울려 노는 경우도 있다. 폭력조직하부에서는 원래 폭력조직이 여자 성원이 없기 때문에 여자 성원이 없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일진형 폭력집단으로서도 존재하는 경우(사례 15와 같이 일진형 폭력집단이면서 폭력조직과 연결된 경우이거나 사례 20과 같이 개인적으로 폭력조직에 가입한 경우)에는 혼성 집단을 이루기도 한다.
일진형 폭력집단의 경우에는 5년 이상, 3년 이상, 3년, 2년의 역사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진형 폭력집단의 경우에 폭력집단이 형성된 시기를 모르는 것은 이들이 이 폭력집단의 ‘기수’를 이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는 폭력조직의 역사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모이는 횟수를 보면 일진형 폭력집단의 경우에는 거의 매일 만나거나 일주일에 한번 이상씩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한 성원끼리는 매일 만나고 전체 성원은 한달에 한번 모이는 경우도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신입들끼리는 매일 만나서 시내순찰을 돌거나 놀지만 선배들이 참석하는 정기적인 모임은 주 1회, 주 2회인 경우와 정기적인 모임은 없고 선배가 모아서 술을 사주거나 용돈을 주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거지 유형은 일진형 폭력집단의 경우에는 학교, 학교 주변, 동네인 경우, 특정 지역인 경우, 특정 장소인 경우가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을 근거지로 하였다. 다른 집단에서 침범할 수 없는 곳으로는 학교, 학교주변 동네, 특정지역으로 나타났다. 적대집단 성원이 이 구역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맞서 싸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원 표시로는 일진형의 경우에는 별다른 표시가 없거나 머리와 옷, 교복 줄여 입기, 정장 색깔을 맞추고 바지를 줄여 입기, 핸드폰 뒷자리 맞추가, 특정 모임에서 정장 맞춰입기 등으로 나타났다. 리더만 문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별다른 표시가 없거나 정장, 문신, 구호 등으로 나타났다.
가입 과정을 보면 일진형이나 폭력조직하부나 모두 친구 또는 선배의 영향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어느 경우나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진형의 경우에는 가입 자격으로서는 싸움과 친구사이(성격)이 중요하였다. 양자는 사실 별개의 사항은 아니다. 신고식은 구타와 술자리로 대별된다. 선배에게 발탁되는 경우는 구타(특히 중학교 1학년)가 전형적인 경우이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친구 소개로 가입하거나 싸움을 잘한다고 선배에게 발탁되게 되고 신고식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퇴 과정을 보면 어느 정도의 제약이 따른다. 일진형인 경우는 친구사이가 발전된 경우는 탈퇴하는 경우도 없고 탈퇴 시에도 심한 제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사례(사례 7)에서는 한달간 구타와 돈을 상납해야 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진회에서 탈퇴하고 나면 학교 생활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생활해야 한다고 한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신입의 탈퇴에 대해서는 주의만 주고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사례(사례 20)를 보면 심한 제재로 정신병에 걸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리더의 유무를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리더가 없는 경우도 있고 공식적 리더 또는 비공식적 리더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공식적 리더의 명칭은 일반적으로 짱 또는 대장이고 그 기준은 싸움 실력이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제일 나이가 많은 큰 형이 존재하고 그 밑에 나이가 어린 행동대원들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행동대장이라는 직책이 있으며 나이별로 공식적인 리더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원 구성을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학교 친구가 동네 친구보다 많은 전형적인 교내 형, 동네 친구가 학교 친구보다 많은 교외형, 학교 친구와 동네 친구의 비율이 낮은 연합형이 있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일진형과 유사한 경우에는 동네 친구와 학교 친구의 비율이 높지만 개인적으로 가입하게 된 경우에는 동네 친구와 학교 친구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내에서 리더 외의 직책을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비행 시의 역할이 있거나(아리랑치기 시 바람잡이, 절도나 폭력 시 행동대장 등), ‘부짱’이라고 해서 돈 관리를 하는 역할이 있었다. 각 반과 학년마다 왕 한명과 보조(시다바리) 한 명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행동대장 밑에 행동대원으로 묶여 있었다.
6. 청소년 폭력집단의 활동
청소년 폭력집단의 활동은 오락 활동과 비행 활동으로 대별된다. 일진형의 경우에는 오락 장소가 오락실, pc방, 노래방, 당구장 기타 호프집, 커피숍 등이고, 여가 생활의 주요 형태로서 음주와 당구를 든 사례가 많았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오락 활동으로 음주와 당구 외에도 나이트클럽 출입, 차 폭주 등으로 나타났다. 헬쓰클럽에 다니며 체력을 단련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진형 폭력집단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비행은 금품갈취와 절도이다. 이 외에 강도, 폭력, 소매치기, 강간, 집털이, 뻑치기 등이 있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금품갈취, 절도, 폭력, 노상강도, 사기, 집털이 등으로 나타났다.
규칙 또는 금지사항을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선배들에게 인사하기, 뒤에서 선배들 욕하지 않기, 정기모임 참석, 의리, 다른 학교와 동네 애들과 놀지 않기, 약물복용 않기, 타 학교에지지 않기 등이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의 경우에는 선배에 대한 예의, 시내순찰시간을 지키기, 평범한 애 폭행하지 않기 등이 있었다.
약물복용은 개인적으로 경험이 있을 뿐이고 집단적으로 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약물복용을 금지하는 사례가 많았다. 약물복용 경험이 있는 경우는 중학교 때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흉기 사용 여부를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패싸움을 하는 경우에만 각목 등 흉기를 사용하고 이 경우에도 주위에서 주워서 사용한다고 한다. 적대집단 중에는 각목 외에 파이프, 야구방망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잭나이프, 칼 등을 소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패싸움의 빈도를 보면 한달에 한두번 하는 집단과 1년에 한두번 하는 집단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싸움의 이유는 학교간 세력 다툼이거나 다른 동네에 놀러갔다가 시비가 붙은 경우로 대별된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적대집단과 자주 패싸움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중학교 때 패싸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싸움 방식은 모든 성원들이 무차별로 싸우거나 합의하에 1대 1로 싸워서 결판을 낸다고 한다.
적대집단 유무를 보면 일진형의 경우에는 적대집단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았고, 적대집단은 특정 학교인 경우와 특정 지역가 있었다. 전자는 학교일진, 후자는 연합일진인 경우였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모두 적대집단이 있었다. 유대집단 유무를 보면 일진형의 경우는 유대집단이 있는 경우가 약간 더 많았고, 이 경우도 적대집단과 마찬가지로 특정 학교인 경우와 특정 지역인 경우가 있었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유대집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사법기관과 접촉 경험이 있는 성원 유무를 보면 한 사례(사례 7)을 제외하면 모두 있었다. 이는 면접대상자 자신이 형사사법기관과 접촉 경험이 있는 경우인데 이들이 같은 집단 성원과 공범관계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도 동일하다.
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는 일진형의 경우는 싸움과 관련되는 위세이거나 친구사이로 나타났다. 폭력조직하부인 경우도 싸움과 관련되는 위세의 경우는 일진형과 동일하고 이 외에 형들에게 인정을 받을 때라고 한 경우가 있고, 자부심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후회하는 경우는 일진형의 경우에는 싸움과 관련한 부상 또는 범죄 행위로 나타났고, 폭력조직하부인 경우에는 범죄 행위로 나타났다. 자부심은 느끼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사례 7, 사례 11, 사례 17, 사례 19), 자부심도 느끼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사례 15, 사례 18).
폭력집단 성원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가족, 학교와 비교해서 살펴보면 가족보다 더 중요하다는 경우가 2개 사례가 있고(사례 12, 사례 16; 사례 12는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해서 친구들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폭력집단은 소용없고 가족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이와 유사한 경우로 사례 18은 어렸을 때는 친구가 중요하였지만 지금은 가족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만큼 중요하다가 2개 사례가 있고(사례 8, 사례 14), 나머지는 모두 가족보다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보다 중요하다는 경우가 9개 사례가 나타났다. 따라서 폭력집단 성원들은 일반적으로 폭력집단을 가족보다는 중요하지 않지만 학교보다는 중요한 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가족도 중요하지만 영향력은 서클이 더 컸던 경우도 있었다(사례 7). 폭력집단 성원됨의 중요성은 성장할수록 약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폭력집단과의 유대와 가족과의 유대가 일종의 대체 관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7. 청소년 폭력집단에 대한 사회환경적 영향
설문조사에서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와 비가입자간에 사회환경적인 차이가 나타나는가를 살펴보자. 가족 요인을 보면 가족의 월 수입에서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와 비가입자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불량서클 가입자는 가족의 월 수입이 1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가입자인 경우는 10%를 차지하는 가족 월 수입이 300만원 이상인 경우는 없다. 전체적으로 불량서클 가입자의 가족 수입이 비가입자보다 많은 것은 불량서클 가입자의 경우에 어머니가 직업을 가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부모의 결혼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심층면접 결과를 보면 부모가 이혼한 후 재혼 가정(모두 아버지와 동거하는)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전체의 60%). 어머니의 직업 유무가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71%)와 비가입자(45%)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학교 요인을 보면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가 비가입자보다 학교 애착 또는 학업 성취 정도가 낮게 나타나지만 어느 것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었다. 친구 요인을 보면 주말에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거나 경찰에 체포된 친구의 수, 친구의 영향 정도에서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와 비가입자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다음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비행 경력과 불량서클 가입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음주, 금품갈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만, 흡연, 가출, 무단결석은 중학교에서만, 구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만, 패싸움은 모든 연령(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유의도가 매우 높다)에서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와 비가입자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본드․환각제 사용, 흉기 소지, 절도의 경우에는 어떤 연령에서도 비행청소년 중 불량서클 가입자와 비가입자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중학교 시기의 비행 경력이 불량서클 가입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시기의 음주, 패싸움, 금품갈취 비행 경력은 나중에 불량서클 가입의 한 예측인자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