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11
제1장 서 론 23
제1절 연구의 목적 및 연구문제 23
제2절 연구방법 25
1. 기존 약물남용실태조사 자료의 비교 분석 25
2. 설문조사 31
3. 심층면담조사 33
제3절 약물 관련 용어의 정의 36
1. 약물과 약물남용의 정의 36
2. 조사에 포함된 약물의 종류 38
제2장 청소년 집단별 약물남용실태의 변화 41
제1절 청소년 약물남용실태조사자료의 비교에서 제기되는 문제점 41
제2절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실태의 변화 추이 43
1. 비행청소년 대상 약물남용조사 자료의 특성 43
2.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경험의 변화 추이 45
제3절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의 변화 추이 54
1. 학생청소년 대상 약물남용실태조사 자료의 특성 54
2.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경험의 변화 추이 56
제4절 비행청소년과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 실태의 비교 62
1. 술ㆍ담배 남용경험의 비교 63
2. 본드ㆍ신나ㆍ부탄가스 남용경험의 비교 64
3. 각성제․진해거담제․신경안정제 등 의약품 남용경험의 비교 66
4. 대마초․히로뽕․마약 남용경험의 비교 69
5. 소결:비행청소년과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의 추세 비교 71
제3장 비행청소년 약물남용 경험의 변화 73
제1절 조사대상자의 특성 73
1. 설문조사대상자의 특성 74
2. 심층면담대상자의 특성 80
제2절 약물남용 경험의 변화 83
1. 약물남용의 접촉기회 83
2. 약물남용의 정도 85
제3절 약물남용과 약물의 구입 92
1. 약물의 구입용이성 비교 92
2. 약물 구입에 대한 비행청소년의 인식 94
제4장 약물남용청소년의 하위문화 99
제1절 약물남용청소년과 또래관계 99
1. 또래집단과 약물남용친구 99
2. 약물남용의 학습 103
제2절 약물남용의 심화과정 105
1. 음주와 흡연의 시작 106
2. 약물종류별 남용 시작 연령 비교 107
3. 약물의 남용순서 111
제3절 청소년 약물남용과 범죄 115
1. 약물구입자금과 범죄 115
2. 약물남용 후 범법행위 117
3. 약물남용과 범죄와의 관련성 120
4. 약물남용과 성범죄 125
제5장 논의 및 제언 129
제1절 논의 129
1. 청소년 약물남용실태조사 연구의 비교분석 결과 129
2.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행태의 변화: 1990년 자료와
2003년 자료의 비교 분석 131
제2절 몇 가지 제언 135
1. 비행청소년 약물남용 행태 변화의 정책적 함의 135
2. 소년보호시설에서의 약물남용청소년의 처우 139
3. 약물남용청소년 대상 약물교육 및 치료의 강화 141
4. 약물남용 관련 부모교육의 실시 143
참고문헌 145
영문요약 149
부 록 153
1. 연구의 목적 및 연구문제
이 연구는 1990년에 수행된「청소년의 약물남용과정에 관한 연구」(김상희, 최영신, 신선미, 1990)의 후속연구로서 지난 10여년 동안 비행청소년 집단의 약물남용 경험과 관련된 행태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였는지를 파악하고, 이전에 드러난 연구결과와 비교,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하였다.
1)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경험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2)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경험은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경험과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3) 비행청소년이 남용하는 약물의 종류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며, 약물 종류의 변화는 약물의 구입용이성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
4) 약물남용의 심화과정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가?
5)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과 범죄행위는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
6)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행태의 변화에 함의되어 있는 정책적 의미는 무엇인가?
2. 연구방법
이 연구에서는 1980년대 후반 이후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행태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하여 기존의 청소년 약물남용실태조사자료의 비교분석, 비행청소년 대상 설문조사, 심층면담방법을 주로 이용하였다.
1) 기존 약물남용실태조사 자료의 비교분석
기존에 실시된 청소년 대상 약물남용 실태조사자료로서 이 연구에서 비교분석을 위하여 선정된 자료는 모두 8가지이다. 조사자료의 선정기준으로는 조사대상이 청소년 집단을 대표할 수 있게 표집되었는가, 적정한 연구절차를 준수하였는가, 비교, 분석이 가능한 조사항목을 포함하고 있는가 등을 중점으로 보았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선정된 자료는 (1)이화여자대학교 한국문화연구원 자료(김성이 외, 1989), (2)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김상희ㆍ최영신ㆍ신선미, 1990), (3)현대사회연구소 자료(손경애, 1992), (4)한국청소년학회 자료(김성이 외, 1993), (5)한국청소년학회 자료(김성이 외, 1996), (6)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자료(1997), (7) 청소년보호위원회 자료(데이타리서치(주), 1999), (8)청소년보호위원회 자료(한국청소년개발원, 2002)이다.
2) 설문조사
설문조사는 구체적인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행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서 앞서 1990년에 수행된 [청소년 약물남용과정에 관한 연구](김상희, 최영신, 신선미, 1990)의 연구결과와 비교할 수 있도록 연구설계를 가능한 일치시켰다.
설문조사대상자의 표집은 소년원생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2단계의 유층표집방법을 이용하였다. 먼저 소년원이 위치한 지역과 처우 기간을 중심으로 소년원의 특성을 고려하여 전국 13개의 소년원 중에서 6개의 소년원을 선정하고, 다음으로 각 소년원별로 연령, 전문분야, 비행종류가 고루 포함되도록 하여 각 소년원별로 소년원생의 절반 정도를 조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설문조사대상인원은 555명으로서 설문조사대상자는 전체 소년원생(2003년 7월 31일 현재 전체 소년원생은 1,822명)의 30.5%에 해당하며, 불량 설문지를 제외하고 최종분석에 포함된 인원은 508명으로서 전체 소년원생의 27.9%에 해당한다.
3) 심층면담조사
심층면담조사는 설문조사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내부자의 관점, 즉 약물을 남용하는 청소년의 관점(emic)을 드러냄으로써 이들의 약물남용과 관련된 경험과 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심층면담대상자는 소년원에 입원하기 이전에 약물남용 경험이 있었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자는 다양한 약물남용경험이 포함될 수 있도록 성별, 남용약물의 종류, 연령 등을 고려하여 남자 청소년 8명, 여자 청소년 6명을 심층면담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심층면담은 2003년 6월부터 8월 사이에 개별면담 방식으로 청소년 1인당 1회 내지 3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3. 기존 청소년 약물남용실태조사 연구의 비교분석 결과
1)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 변화
1987년부터 2003년까지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경험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술과 담배를 제외한 대부분의 약물 종류에서 남용 비율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비행청소년들의 술과 담배의 남용 비율은 다른 약물에 비하여 높은 남용 비율을 보이지만, 시기에 따라 커다란 변화를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대마초, 히로뽕, 마약 등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물의 남용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졌다. 대마초의 경우 1987년 조사에서 28.5%를 나타냈으나 2003년 조사에서는 2.8%로 나타나 거의 1/10로 감소했고, 히로뽕 역시 9.6%에서 1.8%로 감소하였으며, 마약 역시 1987년에는 9.4%로 조사되었으나 2003년에는 0.6%로 남용 비율이 낮아졌다.
또한 청소년층의 약물남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약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본드, 니스, 신나, 부탄가스 등과 같은 유해화학물질의 남용 비율 역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1987년 이후 1993년까지는 줄곧 비행청소년의 절반 정도가 본드를 남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2003년 조사에서는 13.0%만이 본드(코크 등)를 흡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청소년 사이에서 “약”으로 인식되는 일반의약품 및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에도 약물남용 비율은 현저히 감소하였다.
2) 학생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 변화
1987년부터 2002년까지 중ㆍ고등학생의 약물남용 실태의 변화 추이를 종합해보면, 중ㆍ고등학생의 술 남용 비율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본드, 의약품, 마약류 등의 약물 남용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중학생의 경우에 술과 담배의 남용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하여 본드 흡입 등 청소년층의 약물남용 현상을 특징지었던 유해화학물질의 남용은 감소하였고, 마약류 남용 역시 극소수의 학생에게서만 발견되었다.
3) 학생청소년과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의 비교
학생청소년과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실태의 변화를 비교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학생청소년이 남용하는 약물은 주로 술과 담배에 제한되어 있으며, 이외의 다른 약물은 극소수의 학생에게서 남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여 비행청소년의 경우에는 술과 담배의 남용이 일상적인 경험이며, 이외에 본드, 진해거담제, 신경안정제ㆍ수면제 등과 같은 약물을 남용해본 청소년이 적어도 10-20% 내외를 차지한다. 또한 대마초, 히로뽕, 마약 등 마약류 남용 역시 비행청소년 사이에서는 5% 내외의 남용 비율을 나타낸다. 전반적으로 1980년대 후반 이후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은 급속히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비행청소년의 20% 정도는 약물남용 경험이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4.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행태의 변화: 1990년 자료와 2003년 자료의 비교분석
1) 약물의 접촉기회와 남용비율
1990년도에 실시된 소년원생 대상 약물남용실태 자료와 본 연구에서 실시된 2003년도 조사자료를 자료를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약물 종류에서 비행청소년 사이에 약물남용의 접촉기회와 약물남용 비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본드, 부탄가스, 대마초, 히로뽕의 접촉기회가 다른 약물보다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마약의 경우에는 1990년도와 2003년도 모두 접촉기회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비행청소년층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약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03년도 조사에서 드러난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경험 비율 역시 모든 약물에서 1990년과 비교하여 상당한 정도로 감소하였다. 본드는 1990년의 56.2%에서 13.0%로 감소하여 1/4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신나는 16.5%에서 9.1%로, 부탄가스는 36.1%에서 9.1%로 감소하였다. “약”에 해당하는 각종 의약품의 경우에도 남용 경험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졌다. 특히 대마초의 남용 비율은 20.6%에서 2.8%로, 히로뽕은 7.9%에서 1.8%로 감소하였다. 남용경험의 감소율이 가장 높은 약물은 대마초이고, 그 다음은 히로뽕이다.
2003년에는 1990년에 비하여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경험 비율은 모든 약물 종류에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그렇지만 약물남용청소년의 습관적 남용정도는 약물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유해화학물질의 경우에는 1990년도와 비교하여 2003년도에 습관적 남용이 증가했으며, “약”의 경우에는 습관적 남용이 감소했다. 또한 대마초와 히로뽕의 경우에는 큰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 습관적 남용정도가 심하고 약물남용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된 청소년 중에는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이 강하고 약물중독증세를 보이는 청소년이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2) 약물의 구입용이성
최근 약물을 남용해본 비행청소년들은 1990년의 약물남용청소년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각 약물의 구입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최근 비행청소년들은 전반적으로 1990년대에 비하여 해당 약물의 구입이 어렵다고 느끼는 경향이 높아졌다. 조사대상이 동일한 집단이 아니므로 직접적인 비교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약물구입 환경이 1990년에 비하여 어려워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청소년의 약물남용은 약물에의 접근가능성, 즉 약물의 구입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비행청소년들이 이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약물 구입의 어려움을 더 높게 인식하고 있는 현상은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비율의 감소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3) 약물남용과 또래집단
약물남용청소년과 비남용청소년 사이에는 서로 어울리는 또래집단의 성격에 큰 차이가 없지만, 친한 친구 중에 약물을 남용하는 친구가 존재하는가는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다. 즉 상호 어울리는 또래집단의 유형이 어떤 형태인가보다는 친한 친구 중에 약물을 남용을 하는 친구가 존재하는가 여부가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약물남용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또래집단은 약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동네친구나 선후배들이 모인 또래집단 내에서는 본드, 신나ㆍ니스, 부탄가스 등과 같은 흡입제를 남용하는 경향이 강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력조직이라고 인식되는 또래집단에서는 대마초, 히로뽕, 마약과 같은 약물을 남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사실은 비행청소년의 하위문화 내에서 또래 집단의 특성에 따라 남용하는 약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4) 대체 약물의 탐색과 약물남용 연령의 하향화
비행청소년들이 남용하는 약물의 종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구입이 용이한 약물로 약물을 대체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비행청소년의 유해화학물질 흡입은 다른 약물에 비하여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유해화학물질의 종류에 있어서는 변동을 보인다. 이전에 본드와 부탄가스가 높은 남용비율을 보인데 비하여 최근에는 본드와 부탄가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니스, 신나의 비율이 높아졌으며, 각종 약품의 남용 인원을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비행청소년들이 본드의 대체 약물로 “코크”라는 화장실 욕조 몰딩제를 흡입하는 현상 역시 청소년들이 구입이 용이한 약물을 찾아 끊임없이 사회적 감시의 눈길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으로 말해준다. 각 약물을 남용하기 시작하는 연령에 있어서도 니스와 신나의 남용연령이 본드나 부탄가스에 비하여 낮아졌는데, 이것 역시 약물의 구입용이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행청소년이 약물남용을 시작하는 연령은 최근 10년 동안 대체적으로 하향화되었다. 특히 담배과 술, 그리고 니스, 신나, 본드, 부탄가스 등 유해화학물질의 경우 남용연령의 하향화가 두드러진다. 단지 마약류의 경우에는 남용 시작 연령이 높아졌다.
5) 약물남용의 심화과정
약물을 남용해본 비행청소년들은 약물의 종류에 따라 처음으로 남용해본 연령에 차이가 있으며, 연차적으로 두 가지 종류 이상의 약물을 남용하는 사례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약물남용의 심화과정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약물남용청소년은 대체로 흡연을 가장 먼저 경험하고 이어서 음주를 경험하며, 흡연과 음주의 시작연령은 약물남용 경험이 없는 청소년 집단에 비하여 빠르다. 비행청소년 사이에서 약물의 남용 순서는 대체로 담배를 시작으로 술, 니스ㆍ신나, 본드, 부탄가스, “약”, 대마초, 히로뽕의 순서로 이어진다. 이러한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의 심화과정은 [청소년의 약물남용과정에 관한 연구](김상희, 최영신, 신선미, 1990)에서 밝혀진 사실과 대체로 일치한다. 그렇지만 2003년에는 1990년과 비교하여 약물남용청소년 사이에서 남용한 약물의 가지수가 현저히 감소하여 약물남용의 심화현상이 둔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6) 약물남용과 범죄와의 관련성
설문조사자료의 분석결과를 보면, 약물남용청소년들은 약물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돈뺏기, 소매치기, 강도와 같은 범법행위를 적잖게 이용하고 있으며, 약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물남용 상태에서 폭력범죄와 절도, 돈뺏기 등과 같은 재산범죄를 범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일정한 비율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문조사의 분석결과가 곧바로 청소년의 약물남용이 다른 유형의 범죄행위를 유발한다는 결론을 이끄는 것은 아니다.
심층면담자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물남용은 다른 유형의 범법행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일단 범죄성향이 있는 청소년에게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켜 범죄행위를 지속하고 강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약물남용은 약물남용 상태에서 발생하는 환각작용에 의하여 폭력, 자해, 다양한 사고의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약물남용청소년이 약물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범법행위를 하거나 약물남용상태에서 다른 유형의 범죄행위를 하는 것은 이전부터 비행성향이 높은 청소년의 범법행위 가능성이 약물남용으로 인해 보다 용이하게 노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약물남용 상태에서 발생한 범죄의 종류와 발생정도는 일반적으로 비행청소년 집단의 범죄발생유형과 유사한 분포를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가지 마약류 관련 조사자료에서 약물남용과 범죄와의 관계를 재분석한 연구결과(차종천, 최영신, 1993: 79-80)와 일치한다.
5. 비행청소년 약물남용 행태 변화의 정책적 함의
이 연구에서는 1987년 이후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은 거의 대부분의 약물종류에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와 같은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의 감소현상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서 청소년 약물정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약물남용의 감소현상은 무엇에 기인하는 것인가? 여기에서는 이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에 근거하여 그러한 결과들이 제시하는 정책적 의미를 검토하기로 한다.
최근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의 감소 현상은 비행청소년의 하위문화의 변화, 약물남용 예방교육의 확대, 약물의 판매 규제라는 세 가지 요인이 상호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해석된다. 물론 이 세 가지 요인간의 영향력의 차이도 크게 다를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인 중에서 비행청소년의 하위문화의 변화는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 감소의 원인으로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연구자는 비행청소년의 처우를 담당하는 여러 직급의 실무자들과 면담을 해보았는데, 이들 사이에서는 비행청소년의 일상적인 놀이 문화의 변화가 약물남용을 감소시켰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1980년대 후반을 중심으로 본드흡입과 같은 약물남용은 비행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서의 기능을 하였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컴퓨터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컴퓨터 게임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청소년층에서 컴퓨터 게임이 일반화되기 이전에 비행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으로부터 격리되어 지루한 일상생활의 빈 시간을 메우기 위한 놀이로서 본드흡입과 같은 약물남용을 이용하였다. [청소년 약물남용과정에 관한 연구](김상희, 최영신, 신선미, 1990)에서는 약물남용이 비행청소년의 일상적인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주었다. 이렇게 비행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서 역할을 했던 약물남용은 최근으로 올수록 다른 환경의 변화와 함께 컴퓨터 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비행청소년의 일상생활을 관찰하여 이들의 생활에서 컴퓨터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행청소년의 약물남용의 감소에는 비행청소년의 하위문화의 변화와는 별도로 청소년 대상 약물예방교육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약물남용 행위에 대한 평가는 비행청소년들 사이에서조차 매우 부정적이며, 전반적으로 이전에 비하여 부정적 평가의 경향이 훨씬 강해졌다. 마약류 남용행위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담은 공익광고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 대상 약물남용 예방교육은 약물남용 행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약물남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청소년들에게 약물남용을 회피하도록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비행청소년층의 중심 놀이 문화의 변화나 약물남용 예방교육의 영향 이외에, 약물남용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는 비행청소년 약물남용의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연구에서 연구결과로 제시된 내용 중에서 청소년들의 약물 구입용이성의 변화는 약물남용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를 지시해주는 하나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불법적인 약물남용의 시작단계로서 본드, 신나, 니스, 부탄가스 등의 유해화학물질을 흡입하는데, 이러한 약물의 구입용이성은 약물남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결과에서 드러나 바와 같이 비행청소년들은 본드 등 흡입제의 구입이 이전에 비하여 어려워졌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심층면담 자료에서도 본드 대신에 목욕탕 욕조의 몰딩제로 사용하는 “코크” 등으로 환각물질을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구입이 용이한 약물를 찾아 약물의 종류를 바꾸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약물남용의 시작연령에서도 니스나 신나의 시작연령이 본드나 부탄가스보다 더 어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문구점에서 구입이 용이한 문구용 니스를 환각물질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조사에서는 부탄가스의 남용 비율도 니스나 신나의 남용 비율에 비하여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사실 역시 청소년들이 구입이 용이한 약물을 찾아 약물의 종류를 바꾸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환각이나 흥분을 목적으로 하는 약물남용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해당 약물의 판매행위를 규제하는 일은 가장 기본적인 청소년 약물남용 억제정책의 하나이다. 1980년에 [독물및극물에관한법률]이 개정되어 환각물질의 흡입을 규제한 이래 정부는 새로이 남용되는 약물을 추가로 지정하여 판매를 규제하여 왔다. 1990년에는 [독물및극물에관한법률]을 폐지하고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제정하여 청소년층에서 주로 남용되는 유해화학물질의 흡입 및 판매를 규제하였으며, 1994년에는 당시 청소년층에서 부탄가스의 흡입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개정하여 부탄가스의 흡입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외에 ‘염산날부핀’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일명 “누바인”)은 성인들 사이에서도 마약의 대용약물로 남용되는 약품인데, 정부는 이 약물의 남용을 규제하기 위하여 2000년 1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시행령]을 개정하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처벌을 강화시켰다. 또한 2003년 7월에는 청소년와 성인층에서 남용되고 있는 소위 “러미나”, “S정”으로 불리는 의약품의 남용을 억제하기 위하여,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시행령]을 개정하여 ‘텍스토로메토르판과 카리소프로돌’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였다. 이들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사법으로 관리됨에 따라 판매업자에 대한 처분 규정은 있었으나 해당 약물의 남용자에 대한 제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2003년 10월 1일부터 이들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 향정신성의약품에 추가 지정되어, 관리됨에 따라 남용자와 판매자에 대한 의무와 처벌규정이 강화됨으로써 이들 약물의 남용을 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청소년층에서 흥분이나 환각작용을 얻기 위해 남용해온 약물은 유해화학물질 혹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지속적으로 규제되고 있다. 각 약물의 남용행위에 대한 처벌과 해당 약물의 판매에 대한 규제는 궁극적으로 청소년에게 약물남용의 기회를 제한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약물남용 경험 비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심층면담자료를 분석해보면, 약물남용을 경험해본 청소년들 중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의약품의 남용행위에 대하여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까지 정책당국에서 약물남용의 억제를 위하여 약물남용행위를 처벌하고 해당 약물의 판매행위를 규제하여 왔는데, 이러한 노력은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도 정부에서는 청소년이나 성인층이 환각효과를 위한 목적으로 남용하는 약물의 종류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해당 약물을 판매규제 약물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