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19
제1장 서 론 27
제1절 연구의 목적 27
제2절 연구의 핵심 내용 및 연구 내용 구성의 근거 30
1.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일반적 인지와 구체적 인지 수준의 차이 30
2. 여러 가지 학교폭력 대응방안에 관한 학생 및 교사들의 평가 32
제2장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된 논의 검토 37
제1절 학교폭력 실태와 관련된 논의 38
1. 학교폭력 실태에 대한 각종 조사 결과 검토 38
2. 학교폭력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학교폭력의 심각성 45
제2절 학교폭력 관련 주요 대응방안에 대한 최근 논의 49
1. 스쿨폴리스제도에 관한 논의 및 시범 운영 50
2. 학교폭력 예방용 CCTV 설치에 관한 논의 및 실행 57
3. 전문상담교사제도에 대한 논의 및 실행 60
제3장 연구의 방법 65
제1절 조사 설문지의 구성 65
1.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질문 65
2. 학교폭력의 주요 대응방안들에 대한 질문 67
3. 기타 질문들 68
제2절 표본 추출 및 기타 69
1. 조사대상 및 표본 추출 69
2. 조사기간 및 분석도구 등 73
제4장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 75
제1절 학생들의 학교폭력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 75
1. 현 시점에서의 학교폭력 심각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 75
2. 학교폭력의 심화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 79
3. 학교폭력 관련 언론보도 수준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 83
제2절 교사들의 학교폭력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 87
1. 현 시점에서의 학교폭력 심각성에 대한 교사들의 인지도 87
2. 학교폭력의 심화에 대한 교사들의 인지도 91
3. 학교폭력 관련 언론보도 수준에 대한 교사들의 인지도 95
제3절 교사-학생 간 심각성 인지도 비교 99
제4절 소 결 103
제5장 학교폭력 대응방안들에 대한 평가 107
제1절 학생들의 대응방안에 대한 평가 107
1.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분석 107
2. 학교 내 CCTV 설치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분석 113
3. 전문 상담교사 배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분석 118
제2절 교사들의 대응방안에 대한 평가 124
1.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 분석 124
2. 학교 내 CCTV 설치 문제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 분석 130
3. 전문 상담교사 배치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 분석 135
제3절 교사-학생 간 각 대응방안 평가 비교 140
제4절 소 결 142
제6장 대응방안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47
제1절 학생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48
1. 학생들과 관련된 독립변인의 구성 149
2.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61
3. CCTV 설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73
4. 전문상담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84
제2절 교사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94
1.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95
2. 교내 CCTV 설치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198
3. 전문상담교사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201
제3절 소 결 204
제7장 결론 및 제언 209
참고문헌 217
영문요약 221
<부록1> 참고 부표 모음 233
<부록2> 학생용 설문지 239
<부록3> 교사용 설문지 255
본 연구는 현 시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과장되었다는 사회 일각의 주장을 참고로 하여 출발하였다. 이와 같은 주장은 현재 인권침해와 교권침해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소위 스쿨폴리스제도나 학교내 CCTV 설치 같은 학교폭력에 대한 특정 대응방안들에 대한 비판과 관련되는데, 그 논리는 학교폭력에 대한 과장된 인식이 실제 학교폭력의 수준보다 다소 지나친 대응방안을 초래하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장이 과연 객관적으로도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부분적인 차원에서나마 검증해보고자 시도해보면서, 동시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쿨폴리스제도와 교내 CCTV 설치 문제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평가를 일반적 수준과 구체적 수준의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전문상담교사제도에 대한 평가와 비교해 살펴봄으로써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 두 가지 대응방안에 대한 높은 평가와 대비하여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측정 도구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연구자는 측정의 불안정성과 조사 신뢰성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름대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여 적용하여 보았다. 이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 및 교사들이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전반적인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는 수준과 실제로 자신들이 속한 학교 내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인지하는 수준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두 가지 인지 수준 모두 교사와 학생들의 직ㆍ간접적 체험과 관련된 판단이기는 하겠지만,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일반적 인지는 언론 보도와 같은 매체의 영향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의 구체적 체험을 통한 인지와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일반적 인지 수준이 학교 내에서의 직ㆍ간접적 체험을 통한 구체적 인지 수준보다 크게 높게 나타날 경우 일단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다소라도 과장되었을 것이라는 잠정적인 추론을 해볼 수 있다.
그런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검증하는 것 자체가 정작 논의의 핵심은 아니다. 본 연구에서 더 중점을 두고 살펴보고자 한 것은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일반적인 인지 수준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학교폭력 대응방안들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쳐 그에 대한 일반적 평가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을 개연성을 점검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몇몇 여론조사에서 스쿨폴리스제도나 교내 CCTV 설치에 대한 찬성의견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개중에는 조사방법 자체가 의심되어 그것만으로도 비판이 될 만한 성질의 것들도 있지만, 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이들 조사들은 특정 대응방안들에 대한 일반적 수준의 평가와 구체적 수준의 평가가 구별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 중 몇몇 결과는 그에 대한 일반적 평가수준을 반영하는 결과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즉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고려해 일반적인 차원에서 특정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날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본 연구에서는 소위 스쿨폴리스제도와 교내 CCTV 설치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평가를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학교에 실시하는 것에 대한 의견과 자신이 속한 학교내에서 실시하는 것에 대한 의견으로 나누어서 측정하여 보았다.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에 대한 학교내에서의 구체적 인식보다 심각한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면, 학교폭력 대응방안들에 대한 일반적 차원의 평가 역시 구체적 차원의 평가보다 큰 정도로 우호적이게 나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동시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쿨폴리스제도나 교내 CCTV 설치에 대한 평가를 그 동안 교육계 등에서 그 도입을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상담교사제도와 비교하여 살펴보았는데, 이는 교사와 학생들이 과연 어떠한 제도를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비교해 보기 위함이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 2,822명, 및 교사 40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먼저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수준이 심각하다는 인식 정도에 비해 자신이 속한 학교폭력의 수준이 심각하다는 인식 정도가 상당한 정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나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다소 과장되었을지 모른다는 추정이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현 시기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이 조금이라도 심각한 수준 이상이라는 의견은 학생 87.5%, 교사 88.1%였으나,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수준이 그러하다는 의견은 학생 52.8%, 교사 43.8%로 일반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견은 학생 63.1%, 62.9%였으나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수준이 그러하다는 의견은 학생 21.4%, 교사 22.7%로 일반적 수준과 비교할 때 크게 미달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이 언론보도 수준이거나 혹은 그보다 심각하다는 의견은 학생 56.5%, 교사 25.6%였으나,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수준이 그러하다는 의견은 학생 16.1%, 교사 4.0%로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측면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연구자가 사용한 척도의 부정확성과 불안정성,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를 조사방법의 결함 등을 차지하고서라도, 이러한 격차는 보기에 따라서는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기로부터 멀리 떨어진 현상은 직ㆍ간접적인 경험이 아닌 매체정보에 주로 입각하기 때문에 과장될 소지가 애초부터 크고, 자신에게 가까운 현상은 상대적으로 그러할 소지가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인지의 왜곡 방향이 양방향으로 분산되지 않고 한쪽으로만 쏠렸다는 사실은 TV 범죄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범죄에 대한 위협을 많이 느끼는 것처럼(이병기ㆍ이기웅, 1995) 언론보도의 영향에 의해 실제보다 우리사회의 학교폭력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볼 수도 있기는 하다. 허나 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본 조사결과를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과장되었다고 충분히 단언하지는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 정도에 대한 의견과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 심각성 정도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는 비율과 관련된다. 학생들의 경우, 현 시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33.4%, 학교폭력의 심화에 대해서는 38.7%가 일치하는 비율이었고, 교사들의 경우엔 현 시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33.8%, 학교폭력의 심화에 대해서는 42.4%가 일치하는 비율이었다. 물론 일반적 심각성 인지 수준이 구체적 인지 수준보다 높은 경우는 학생들 각각 63.8%, 58.2%, 교사들 각각 65.7%, 56.1%로 그 반대의 경우, 즉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 수준이 우리나라 학교폭력 수준보다 심각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학생 2.8%, 3.1%, 교사 0.5%, 1.5%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두 수준 간 의견 차이의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할 수 있으나, 30%가 넘는 의견 일치 비율은 여전히 해석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결코 무시하지 못할 비율의 응답자들이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 수준과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 심각성 수준이 같다고 판단하는 결과가 나온 상황 하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과장되었다고 섣불리 일반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현 시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다소 과장된 감이 없지는 않으나 그러한 과장의 수준이 매우 현격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수준에서 결론을 낼 수 있겠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과장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학교폭력 전반이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수준보다 더 심각하다고 인지하는 응답자들이 과반수를 훨씬 넘는다는 사실은 그것이 특정 대책들에 대한 일반적 평가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큰 중요성을 갖는다. 나라 전반의 학교폭력이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은 다소 강경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차원에서 지지할 개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몇몇 여론조사에서 소위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해 학생의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인 것은 이와 같은 개연성을 나타내 보인 것일 수 있다. 본 조사연구에서 넓은 의미의 스쿨폴리스제도와 교내 CCTV 설치에 대한 평가를 두 가지 차원에서 나누어 실시해 본 결과, 학교폭력이 심각한 학교에 스쿨폴리스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학생들 중 56.3%, 교사들 중 46.1%로 과반수를 넘거나 과반수에 근접하였으나, 자신이 속한 학교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학생 27.3%, 교사 20.3%에 그쳤고, 학교폭력이 심각한 학교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학생 54.4%, 교사 59.9%로 모두 과반수를 넘어섰으나, 자신이 속한 학교에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학생 27.3%, 교사 35.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대상으로 설정한 전문상담교사제도의 경우엔, 이를 학교폭력이 심각한 학교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의 73.1%, 교사의 77.7%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고, 자신이 속한 학교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생의 47.3%, 교사의 61.9%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여 두 가지 측정 수준 모두에서 스쿨폴리스제도나 CCTV 설치 방안보다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보였다. 세 가지 대응방안 모두에서 평가의 격차가 나타났고, 이와 같은 평가의 격차는 모두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정도와 자신이 속한 학교의 폭력 심각성을 인지하는 정도 사이의 격차가 초래한 현상이었다는 점이 상관관계분석을 통해 밝혀져 세 가지 대응방안에 대한 이와 같은 측정 결과의 공통점이 존재하였긴 하였으나, 지지율의 절대 수준에서 바라볼 경우, 정책 수요자의 입장에서 세 가지 대응방안 중 가장 선호되는 대응방안은 전문상담교사제도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전문상담교사 배치의 경우 그 평가의 격차는 스쿨폴리스제도와 교내 CCTV 설치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어쨌든 본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결코 작지 않은 학교폭력 대응방안들에 대한 평가 격차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격차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과장된 인식이 특정 학교폭력 대응방안에 대한 일반적 평가수준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결론을 잠정적이나마 내려볼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앞서 언급한 것과 유사한 문제점들로 인해 분명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조사결과를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학교폭력에 대한 인지도의 경우처럼 질문의 초점에 따라 특정 학교폭력 대응방안들에 대한 지지 혹은 찬성의견이 크게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막연하고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보였던 것이 구체적인 수준에서는 극적으로 반전될 수도 있으며, 그에 따라 CCTV 설치에 대한 기존의 몇몇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처럼 극심한 편차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조사연구 결과들 사이에서 나타난 편차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 원인 중 작지 않은 부분이 일반적 수준의 평가와 구체적 수준의 평가가 달라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결정에 있어 여론조사결과를 참조할 때는 여타의 조사방법상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이 점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일반적인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구체적 수준에서도 스쿨폴리스제도나 교내 CCTV 설치와 같은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주된 특성을 알게 될 경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과장 가능성 여부를 떠나 현 시점에서 왜 이와 같은 방안들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논의되는지에 대한 또 다른 응답을 얻어낼 수 있다. 우선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각 대응방안들에 대한 지지율이 의미심장한 수준으로 높았는데,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들 중 42.7%가 스쿨폴리스제도를, 36.8%가 CCTV의 설치를, 64.4%가 전문상담교사 배치를 자신이 속한 학교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는 동시에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들조차도 스쿨폴리스제도나 교내 CCTV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들 중에서도 특히 일진회와 같은 학교내 폭력써클로부터 상습적인 피해(상습적인 집단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경우엔 70.4%가 스쿨폴리스제도에 대해, 70.1%가 CCTV 설치에 대해, 83.3%가 전문상담교사 배치에 대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습적인 집단폭력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전체 학생들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본 조사에서 1.9%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평소 매우 심각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경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 그 어떠한 형태의 조치라도 기꺼이 찬성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과장 가능성과 그에 따른 특정 대응방안들에 대한 과대평가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나름대로 검토해 본 결과, 부분적인 차원에서 이를 지지하는 결과가 나오기는 하였으나, 이와 같은 결과를 가지고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 대응방안들과 관련한 뚜렷한 정책적 처방을 내리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이는 검증 결과 자체의 불안정성과 제한성 탓이기도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본 조사연구에서 다룬 응답자들의 주관적 차원의 인식 내용은 객관적 실체와는 여전히 별개의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객관적 수준의 정책적 처방을 제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주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본 연구의 결과는 현재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과 학교폭력에 대한 특정 대응방안들에 대한 그들의 평가가 대체로 이러저러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정책결정자들이 그야말로 참조할 수 있는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와 같은 한계를 보여줌을 통해서 본 연구는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나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정책이 좌우되는 현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언론의 집중적 보도 내용과 여론조사 결과 역시 참조할 사항일 뿐이다. 현 시기 학교폭력 문제가 지극히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하다면, 그에 대한 대책은 충분한 사회적 토론과 합의, 그리고 때에 따라 엄밀하고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실험을 통해 차분하고 진지하게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이 결여된 상태에서 일시적일 수 있는 여론의 향배에 따라 특정 대응방안들을 너무 서둘러서 본격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모습이 존재하는 한,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과장되었다는 식의 사회 일각의 주장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