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요약 13
제1장 서 론 31
제1절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31
1. 문제제기 31
2. 연구목적 35
제2장 이론적 배경 41
제1절 연구의 범위와 연구내용 41
1. 세대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41
2. 노인학대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44
3. 무엇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53
제2절 거시적 측면에서의 세대간 갈등의 원인 59
1. 효의식의 변화 : 유교주의적 사상에서 자유주의적 사상으로 59
2. 한국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착: 부모-자식 동일체적 감정 61
3. 사회-경제적 상황: 노인부모세대와 성인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상황 63
제3절 미시적 측면에서의 세대간 갈등의 원인 64
1.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 64
2.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67
3. 성격적 특성 70
4. 부모와 자녀의 과거 관계 72
5. 노인의 의존성-경제적, 신체적, 심리적 의존성 73
제3장 조사연구에 나타난 세대간 갈등의 원인과
노인학대의 실태 77
제1절 상담사례분석을 통해서 본 세대간 갈등의 원인과
노인학대 실태 77
1. 연구방법 77
2. 노인학대 피해자의 특성 80
가. 사회-인구학적 특성 80
나. 노인 및 주변인들의 욕구 81
3. 노인학대 가해자의 특성 83
4. 노인학대의 유형-방임에서 복합적인 학대까지 87
5. 상담을 문의한 사람 90
6. 노인학대는 왜 일어나나? 91
가. 노인학대의 전체적 특성-복합적인 원인과 가족 전체의 갈등 91
나. 기능적 장애에서 오는 갈등 95
1) 가족관계를 파괴하는 병-치매 95
2) 가해자의 정신장애 97
3) 노인의 정신장애 99
다. 관계에서 오는 갈등 102
1) 고부간 갈등에서 아들과의 갈등으로 102
2) 노인의 성격적 문제 105
3) 의붓자식과의 불화 107
라. 현실적 갈등 108
1) 부모의 재산을 둘러싼 가족간 갈등 108
2) 부모의 재산을 빼앗기 위한 학대 112
〔논 의〕 113
제2절 세대간 갈등의 원인과 노인학대의 실태 118
1. 연구방법 118
가. 도 구 118
2.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121
가. 노인부모 조사대상자의 특성 121
1) 사회인구학적 특성 121
2) 노인의 생활의존 정도 123
3) 자녀들의 경제수준 124
나. 성인 자녀 조사대상자의 특성 125
1) 자녀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125
2) 성인자녀들의 생존부모 126
3) 성인자녀들이 동거하는 부모 127
3. 세대집단별 갈등의 대상 128
가. 노인부모의 갈등 자녀 128
나. 성인자녀의 갈등 부모 128
4. 변인 평균 129
가. 노인부모 129
나. 성인자녀 130
5. 세대 집단별, 성별에 따른 가치관과 심리갈등, 적극적 대처에 대한 변량분석 131
6. 세대집단별, 성별에 따른 생활갈등에 대한 변량분석 132
7. 성인자녀가 경험한 갈등 부모의 부정적인 행동 134
8. 노인의 학대경험 136
가. 학대 유형에 따른 학대 경험 136
나. 학대 항목별로 살펴본 노인학대 실태 137
다. 학대에 대한 노인의 대처 139
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 140
마. 학대가 일어난 이유 141
9. 성인 자녀의 노인학대 경험 142
10. 노인의 학대 피해 경험유무에 따른 가치관, 부모자녀관계, 가족관계, 삶의 질의 차이 145
11. 자녀의 학대 가해경험 유무에 따른 가치관, 부모자녀관계, 가족관계, 삶의 질의 차이 146
12. 노인의 학대피해 경험와 타변인간의 상관관계 147
13. 자녀의 학대 가해 경험과 타변인간의 상관관계 149
14. 세대간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151
가. 노인의 심리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151
나. 자녀의 심리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152
다. 노인의 학대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153
라. 자녀의 노인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153
〔논 의〕 154
제4장 종합논의 및 사회적, 정책적 시사점 161
제1절 세대간 갈등의 해결을 위한 가족문화의 변화 164
1. 노인부모와 성인자녀의 호혜적 역할 관계의 구축 164
2. 노인 부양 문화의 변화-시설이용과 자녀 공동의 책임 166
제2절 노인학대의 해결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 168
1. 노인학대 용어의 사용에 대한 제고 168
2. 노인학대와 법적 개입에 대한 사회적 홍보 169
3. 다양한 지원체계의 구축 170
4. 세대간 통합을 위한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 개발 171
참고문헌 173
영문요약 185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한국사회의 급격한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격동은 한국사회내 세대간의 생활양식와 행동양식, 문화 등에 있어 커다란 간극을 만들었다. 한국사회가 가진 세대간의 격차는 저출산과 노령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노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의 부담감이 증가하면서 노인과 타세대간의 세대갈등을 야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세대간 갈등이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노인학대라고 할 수 있다.
노인학대는 아내학대나 아동학대와 같은 가정폭력의 일종이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아내학대 및 아동학대와 차이점을 가진다. 첫째,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별하기 어렵고 양방이 갈등의 발생에 어느 정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아내학대와 다르다. 둘째, 신체적 폭행과 같은 드러나는 폭력보다는 방임, 심리-언어적 폭력과 같은 잘 드러나지 않는 폭행이 학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다음으로 성인 대 성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학대이기 때문에 어떤 해결책이 피해자에게 더 좋은 것인가를 전문가가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 아동학대와 다르다.
노인 학대는 이렇듯 여타의 가정폭력과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간 매스컴에 나타난 노인학대의 모습은 부도덕한 일부 자녀에 의해 저질러지는 극단적인 폭력이나 유기가 주로 부각되었다. 또한 복지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도 노인학대의 원인을 자녀의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질환 혹은 노인의 고령과 병환으로 인한 부양 부담 등 학대의 원인을 일방에게 둠으로써 노인학대의 발생에 관한 상호작용적인 측면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본 연구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가정에서 일어나는 노인학대를 부모 세대와 자식세대간의 표출된 갈등으로 가정하고, 쌍방이 지니고 있는 갈등의 다각적인 원천(세대차, 성격차, 관계성, 경제적 문제 등)이 어떻게 학대라는 행위를 불러오는지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가. 연구의 범위
세대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방법으로 정의된다. 첫째, 상호간의 관계 위치에 따라 항렬이 같은 사람의 의미로 ‘부모세대’, ‘자식세대’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 둘째, 나이를 먹음에 따라 연령층이 함께 이동하는 출생동시집단(cohort)의 개념으로 ‘50년대 생’, ‘70년대 생’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 셋째, 생애 주기의 동일한 단계에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청소년 세대’, ‘중년 세대’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 넷째, ‘전후 세대’, ‘4. 19 세대’, ‘W 세대’ 등과 같이 어떤 특정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의 의미로 구분하는 방법 등이 있다. 본 논문에서는 세 번째 방법에 따라 65세 이상 80세 이하의 노인 세대와 40대의 성인 세대를 조사 대상으로 했으며, 동시에 첫 번째 방법에 따라 노인들을 부모세대로 성인들을 자식세대로 구분했다.
본 연구에서는 법률과 노인학대 상담기관에서 규정하는 노인학대의 정의를 바탕으로, 가정안에서의 세대간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노인학대를 고찰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따라 자기방임과 유기를 제외하고 심리적 학대를 추가하여 노인학대를 노인에 대한 신체적, 심리-언어적 학대와 재정적 학대, 방임으로 한정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세대간 갈등이라는 용어는 두 가지 의미에서 사용된다. 첫째는 노인학대의 원인을 바라보는 학문적 입장으로서의 세대간 갈등이라는 광의의 의미이다. 두 번째는 갈등을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에서 무시, 언쟁. 폭력 등의 표출된 행위가 나타나는 것까지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협의의 의미로 쓰인 세대간 갈등의 두 번째 의미는 본 보고서에서 실제로 측정한 부모-자식간에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의 정도를 나타내는 심리적 갈등과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세대간에 나타나는 의견의 불일치를 측정한 생활갈등, 자녀의 노인학대, 즉 노인에 대해 가하는 신체적, 심리적(언어적) 학대 및 방임을 아우르는 말로 사용된다.
나. 세대간 갈등의 원인
한국은 전통적으로 부부관계보다는 부모-자녀관계가 가족안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유교에서 가장 강조하는 덕목은 부모에 대한 효이며 자식은 부모에 대한 효를 다하고, 부모는 자식을 자애로서 대하는 것이 전통적인 한국의 부모-자녀 관계였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부모에 대한 효의식은 약화되었으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더욱 강조된 불균등한 부모-자녀 관계가 형성되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한국의 밀착된 부모-자녀 관계는 부모가 노인이 되고 자녀가 다른 가정을 이루어 나가면서 자녀가 정서적, 경제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해 나가는 역할 변화의 적응을 방해한다. 이것은 특히 모자관계에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고찰과 기존의 연구결과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 효의식의 변화와 특수한 부모-자녀관계가 세대간 갈등과 어떻게 관련성을 가지는지 살펴보고, 질적, 양적 자료를 분석할 때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한편 노인을 부양하는 경우, 노인과의 동거에 따른 주거문제, 노인의 용돈 및 생활비, 병원비 등의 각종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들은 자녀의 부양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또한 가정을 가진 성인 자녀 세대들은 노인부모 뿐 아니라 자신의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므로 노인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사회-경제적인 상황은 세대간 갈등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자녀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서 혹은 부모의 지병이나 노환에 의해 경제적 부담이 과도한 경우, 세대간에 긴장과 원망, 불만족이 발생하면서 노인학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시적 측면에서 첫째, 노인 부모와 성인자녀간의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를 가정할 수 있다.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는 세대간 갈등을 낳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세대차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주로 세대차가 존재함을 강조하고, 세대차가 곧 세대간 갈등으로 이어진다는 결과를 보고한다. 본 연구에서는 성인자녀 세대와 그들의 부모세대인 노인들이 가진 가치관의 차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가치관이 세대간의 갈등과 노인학대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양세대의 가치관을 조사하고자 한다.
둘째,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공경은 사회적 미덕으로 간주되지만, 이러한 표면적 가치관과 달리 실제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노인이 매력 없고, 무능하고, 어리석으며, 생산성이 없다는 등의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지식을 전수해주던 공동체의 현명한 존재로서의 노인의 의미가 점차 쇠퇴하고 노인들은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성인 자녀들이 노인인 부모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노인들의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 부모로서의 권위와 일방적인 의사소통을 자녀에게 강요하며 자녀 세대와의 갈등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자녀들이 노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태도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시부모나 친부모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것으로 가정된다.
세 번째로 노인들의 자녀에 대한 부정적인 행위를 들 수 있다. 자녀 및 가족과 부정적으로 상호작용 해 온 노인들의 경우, 세대간에 감정적인 갈등이 지속되어 오다가 노인이 정작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에 노인을 학대하는 행위로 나타날 수 있다. 즉 성인 자녀의 노인 부모에 대한 미움이나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는 학대발생 시점에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맺어온 관계-역사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고부간 갈등이 노인학대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바, 고부간 갈등으로 인한 노인학대의 경우, 결혼 초기부터 서로 간에 반목하거나, 시부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던 며느리들이 시부모가 육체적, 경제적으로 허약해져서 자식들에게 의존적이 될 때, 학대를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네 번째로 노인을 둘러싼 가족 간, 자녀간의 관계도 세대간 갈등을 야기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부양을 책임진 자녀에 대해 다른 자녀들이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 부양을 책임진 자녀의 경제적, 정서적 스트레스는 노인 학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된다. 조사에 의하면 노인학대가 일어나는 가정들은 부모와 자식 뿐 아니라, 자식과 자식간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노인과 자녀간의 세대간 갈등이 심각한 가정은 대개 가족 전체의 분위기가 원만치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세대간 갈등과 노인학대가 결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 의한 역사적 결과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노인이 가진 경제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자녀간 갈등은 가족관계에 영향을 주고 학대 상황을 조장할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이혼, 부부싸움, 부모-자식간의 갈등에 있어 경제적 문제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노인이 가진 한정된 경제적 자원에 대한 가족 간 이해의 충돌은 노인과 자식간의 관계에서도, 자식과 자식간의 관계에서도 발생함으로써 가족 전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가족 구성원간의 원만한 관계는 노인 부양에 있어 효율적인 책임분담과 가족 내의 강한 규범으로 인해 학대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노인 부양은 가족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거나, 가족갈등에 의해 노인들이 학대당할 수 있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러므로 가족 간의 응집력, 자녀들 간의 재산 갈등에 관해 조사함으로써 노인을 둘러싼 가족환경을 알아보고자 한다.
다섯 번째, 공격성과 같은 가해자의 성격적 특성은 배우자 학대나 아동학대와 같은 여타의 가정 폭력에 있어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노인학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도 성인 자녀들의 공격성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에 관해 측정하고자 한다.
종합하면, 세대간의 갈등은 거시적으로 한국의 문화적 특성과 가족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의해 미시적으로는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나,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경제적 자원배분이나, 부모-자식이 오랜 세월 쌓아온 관계의 질, 서로가 가진 성격적 특성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의 원천들은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간에 원망이나 불만족, 미움 등의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고, 노인에 대한 신체적, 심리적(언어적) 학대 및 방임, 유기를 발생시킬 것으로 가정된다. 마지막으로 학대의 결과로 노인들이 느끼는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에 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3. 조사방법
세대간 갈등의 원천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양적, 질적 자료를 통합한 통합연구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양적, 질적 자료를 통합하는 통합연구방법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 사용된 방법은 병렬적, 동시적 통합방법설계(parallel/simultaneous mixed method)로서 이는 양적, 질적 자료를 동시에 수집하고 상호보완적인 방법으로 분석하는 것이다(Tashakkori & Teddlie, 2001). 질적 자료는 노인학대상담센터에서 2004년 한 해 동안 들어온 상담사례를 분석했고, 양적 자료는 서울 시내 거주하는 노인과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수집하였다.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한 1차 연구에서는 노인학대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특별시 노인학대예방센터에서 2004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노인 학대 관련 상담 기록을 분석하였다.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연구 보조원 한명이 7월 4일과 7월 5일 양일간에 상담 센터의 컴퓨터 3대에 흩어져 있는 2004년 한해 동안 접수된 상담사례기록을 한데 모아서 다운 받았다. 그런 다음 7월 5일부터 한 달 동안 세 명의 대학원생들이 피해자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 가해자의 특성, 노인학대의 유형, 세대간 갈등의 원인 등을 내용분석을 실시하여 범주화하였다. 사회인구학적 특성이나 가해자의 특성, 노인학대의 유형 등과 같이 단순한 것은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3명의 연구 보조원이 각자 분담하여 분류하였으나, 세대간 갈등의 원인과 같이 내용분석이 필요한 부분은 3명이 일단 각자 유목화한 후, 모두 함께 모여 서로가 유목화한 결과를 토론하는 등의 방식을 3차에 걸쳐 진행하면서 가장 상위의 범주를 만들었다.
상담기록의 내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파악하며, 사례를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없는 사실들을 보충하기 위해 상담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서 상담사례와 동시에 분석했다. 서울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서 서울특별시 노인학대예방센터로 전화와 인터넷 상으로 상담이 들어온다. 2004년 한 해 동안 총 330건의 학대신고가 있었으나 이중 비학대 사례라고 할 수 있는 146건을 제외하고 총 184건의 상담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양적 연구는 서울시내 거주하는 노인 300명과 성인자녀 각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석사 과정에 있는 3명의 연구보조원이 서울시내 노인정과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만난 노인 남성 150명, 노인 여성 150명 총 30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노인들의 특성상 설문지의 문항을 읽고 판독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연구보조원들이 일일이 문항을 읽어주고 응답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되었다. 조사기간은 6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었으며, 65세 이상 85세 이하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성인자녀의 경우 리서치 회사에 의뢰하여 서울시내 거주하는 40대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성인자녀들의 거주지는 서울 강북동, 강북서, 강남동, 강남서의 4개 지구에 각 25%씩 분포되었으며, 반드시 자녀가 있고, 친부모 중에 한 분, 배우자의 부모 중에 한 분이 생존해 있는 40대의 기혼남녀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4. 조사결과
상담 센터의 상담기록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는 와병중인 노인들, 정신질환을 가진 노인과 자녀 등, 설문에 응할 수 없는 조사 대상자들과 심각한 노인학대의 실태를 파악하고자 수집되었다. 상담기록 조사결과 세대간 갈등은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 노인이나 자녀의 심신 질환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학대 등이 포함된 기능적 장애에서 오는 갈등, 노인의 과거 잘못이나 노인의 괴팍한 성격, 자녀들간의 불화 등에 의해 일어나는 학대가 포함된 관계에서 오는 갈등, 자녀들간의 재산분배에 대한 불만이나 부모의 재산을 빼앗기 위한 학대 등이 포함된 현실적 갈등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상담사례에서는 기능적 장애에서 오는 갈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대의 유형에서는 방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사례분석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대의 피해자들은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긴 여성들이 두 배 정도 많았다. 연령이 파악된 피해노인들의 나이를 보면 80세 이상인 노인들이 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70세에서 80세 사이가 36명, 60세에서 70세 사이가 30명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의 노인들이 학대 피해자로 가장 많다는 것은 노인들이 고령일 경우 노환이나 치매, 중풍 등의 지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러한 노환이나 질병에 의해 생활 의존성이 높아지게 되고, 자녀의 부양 부담이 증가하게 됨으로써 학대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인학대의 가해자로는 아들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며느리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환경적으로 한국에서 부모의 일차적인 부양자가 아들부부라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는 한국의 밀착된 부모자녀 관계에서 발생하는 고부간의 갈등이나 아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 등도 아들과 며느리가 학대 가해자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단일 학대의 유형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는 것은 방임이었으며, 다음으로 신체적 학대, 심리-언어적 학대, 재정적 학대, 유기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연구들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심리-언어적 학대가 가장 많았던 결과와는 상반된다.
단일 학대 유형으로 가장 많은 학대가 방임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학대 상황에서 노인들과 노인 주변의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가해 자녀가 부양의 책임을 다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가해 자녀의 법적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는 학대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혹은 다른 자녀들이 노인을 부양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시설에 입소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는 가해자녀와의 중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노인 자신이나 주변인들은 가해 자녀에 대한 처벌보다는 노인의 부양이나 시설입소, 중재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후의 응답빈도에서도 자녀로부터 가져간 돈을 받고 싶다던지, 혼자 살고 싶다는 등의 노인 자신의 복지에 관한 관심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므로 노인학대에 관한 국가 정책은 가해자의 처벌과 피해 노인들의 안전과 복지라는 두 가지 점에 모두 공평하게 무게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담사례에서 노인학대의 가장 주된 원인은 기능적 장애에서 오는 갈등으로 나타났다. 치매, 중풍, 노환으로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의 경우, 자녀들의 고령, 실직, 경제적 어려움으로 노인을 제대로 부양할 수 없는 경우 등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두 번째로 많은 세대간 갈등의 유형이었는데, 노인학대는 노인 자신과 가해 자녀 둘의 문제에서 출발하지만 노인을 둘러싼 자녀들간의 불화, 노인을 둘러싼 자녀 부부의 불화 등이 중요한 원인이 되고, 노인학대에 손자녀까지 동참하게 된다. 즉 세대간 갈등은 노인와 노인 이외의 타세대간의 갈등으로 비약하게 되는 것이다.
양적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가치관, 가족 응집력, 성격적 특성, 갈등대처 방식 등이 세대간 갈등과 노인학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살펴보았다. 연구결과를 보면 남성 노인들의 주된 갈등대상은 아들인 반면, 여성 노인들의 주된 갈등 대상은 아들과 며느리가 비슷하게 가장 많았다. 그러나 성인여성들은 주된 갈등대상에 시어머니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고부간 갈등의 양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인 남성의 경우에는 친어머니가 가장 많았고, 친아버지가 뒤를 이었다.
먼저 가치관에 있어 세대차가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성인이 노인에 비해 진보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보가치에 있어 세대 집단별 성별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남성 집단의 경우 성인이 노인보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성 집단의 경우는 노인이 성인보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성인과 노인간에는 가치관의 세대차가 존재하며, 성인은 노인보다 진보적이고, 노인은 성인보다 보수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나,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의 경우에는 나이를 듦에 따라 오히려 더 진보적이 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성인자녀와 노인부모간에 느끼는 심리적 갈등에 있어 세대 집단간, 성별 집단간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노인부모들이 성인자녀들에 비해 심리적 갈등을 많이 느끼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심리적 갈등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자녀들은 부모와의 관계 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직장 등,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부모와의 갈등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으나, 노인 부모들은 성인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자녀들에 비해 갈등에 더 민감하고,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노인의 삶의 만족도나 자기 존중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자녀와의 관계라고 한다. 그러므로 동일한 상황에서도 노인들이 느끼는 심리적 갈등의 정도가 자녀들이 느끼는 심리적 갈등에 비해 높을 수 있다.
갈등에 대한 적극적 대처란 갈등이 생겼을 때 화를 내거나, 속으로 삭이지 않고 상대와 대화로서 얼마나 잘 해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노인 부모들은 자녀와 갈등이 생겼을 때, 자녀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인이 느끼는 심리적 갈등이 자녀들보다 높다는 앞서의 결과와 연계해서 추론한다면 갈등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풀고자 시도하는 경향도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집안 살림, 주변사람과의 문제, 생활습관, 재산증여, 부모에게 드리는 돈, 부양 문제, 생활방식에 대한 의견차이, 의사소통의 문제, 8개의 생활영역에서 성인 자녀와 노인 부모가 느끼는 갈등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성인 자녀들은 노인 부모에 비해 모든 생활영역에서 갈등을 보다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별 집단간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성인이 노인보다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세대간 갈등이 심하다고 느끼지만, 이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 즉 심리적인 갈등은 노인이 더 많이 느끼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노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인 자녀들에게 갈등을 겪는 부모가 성인 자녀의 결혼 이후에 어떤 부정적인 행동을 했는지에 관해 알아보았다. 갈등부모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경우는 남성이 많지만 그 이외에 전반적으로 여성들의 세대간 갈등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욕설을 하거나, 때린 적이 있다는 두 개의 항목 이외의 모든 항목에서 ‘그런 적 있다’는 여성들의 응답 빈도가 남성보다 더 높았다. 여성들이 주된 갈등의 대상을 시어머니라고 응답한 결과에서 추론한다면 고부간 갈등의 양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노인들이 경험한 학대에 관한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300명의 노인 조사 대상자들 중에서 모두 195(65%)명의 노인들이 학대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질적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학대유형으로 노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대는 방임이었다. 다음으로 심리-언어적 학대가 많았으며, 세 번째가 재정적인 학대로 나타났다. 사례분석에서는 신체적 학대가 두 번째로 많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는 상담기관에 상담을 의뢰한 조사 대상들과 일반 가정에 있는 조사 대상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학대 항목별로 학대 경험의 여부와 정도를 조사했다. 남성노인이나 여성 노인이나 ‘집안일을 결정할 때, 자신의 의사가 고려되지 않는다’는 항목에서 가장 높은 응답 빈도를 보였다. 남성 노인들의 경우, 두 번째로 높은 응답빈도는 ‘자녀들이 난방, 위생, 식사 등의 생활환경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은 반면, 여성 노인들의 경우는 ‘자녀가 못본 척 하거나 말을 하지 않은 적이 많다’고 응답했다.
학대에 대한 대처에서는 기존의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노인들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거나 그냥 참는 등의 소극적인 대응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찰에 신고하거나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극히 일부였다.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질문했을 때, 노인들은 자신이 당한 경험이 신고할 만한 일이 아니거나 자식을 신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60%이상의 노인들은 ‘신고하는 것이 소용없는 일이다’, ‘신고하면 나에게 더 좋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을 함으로써 노인학대에 있어 법적 개입에 대한 거부감와 불신을 읽을 수 있었다.
학대의 원인에 대해 남성노인들은 여성노인들보다 자신에게 귀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인들의 경우에는 자식들의 성격에 가장 많이 귀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남성 노인들은 자신의 책임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에 대해 귀인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노인학대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더 허용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자녀들의 노인학대 경험에 관해 항목별로 조사해 보았다. 노인들의 응답과 달리 성인자녀의 경우에는 234명이 학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이 ‘그런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대 항목은 ‘집안일을 결정하면서 부모님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로 노인들의 응답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번째로 높은 학대 경험은 ‘의도적으로 부모님과 연락을 끊었다’로 나타나 노인들의 응답과 약간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신체적 학대와 재정적인 학대에서는 노인들의 응답보다 많은 성인들이 부모를 신체적, 재정적으로 학대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노인들이 학대에 관해 솔직하지 않거나 아예 학대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대 경험이 있는 노인들과 학대경험이 없는 노인들간에 가족관계, 생활갈등, 심리갈등, 가치관, 삶의 만족도와 자존감 등의 변인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노인들의 자녀에 대한 도움행위와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가치관은 학대경험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가족간의 응집력, 자녀와의 생활갈등, 자녀와의 심리갈등, 노인의 자존감, 삶의 만족도, 재산갈등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노인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를 세대간 갈등의 결과라고 보았을 때, 세대간 갈등을 심각하게 경험하고, 학대로까지 이어지는 노인들의 경우에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삶의 만족도와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인자녀를 대상으로 해서도 학대경험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간에 부모의 부정적 행동, 부모의 도움행동, 가족의 응집력, 생활갈등, 심리갈등,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스트레스, 공격성, 가치관, 노인에 대한 태도 , 재산갈등 변인의 평균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학대경험이 있는 집단이 부모의 부정적 행동, 생활갈등, 심리갈등, 공격성에 있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고, 부모도움, 가족간의 응집력,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종합적으로 가치관이나 노인에 대한 태도와 같은 변인보다는 자녀와 노인간의 관계성, 부모의 자녀에 대한 행동, 가족간의 관계가 노인학대와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자녀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부모에 대한 학대와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으나, 공격성은 부모에 대한 학대에 중요한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들쪽에서 지각하는 부모의 도움행위나, 적극적인 대처는 세대간 갈등이나 노인학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자녀들이 지각하는 부모의 도움행동이나 갈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는 자녀의 학대행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과 자녀의 심리적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알아보기 위해 단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노인과 자녀 모두 공통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세대간 의견의 불일치, 즉 생활갈등이 심리적 갈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과 자녀의 차이점은 노인은 생활갈등 다음으로 가족의 응집력과 진보지향가치관이 유의미한 변인으로 나타났지만, 자녀의 경우에는 노인 부모의 행위가 심리적 갈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의 부정적인 행동이나 부모의 도움 행동이 자녀가 부모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자녀의 성격적 특성에서 스트레스는 세대간 갈등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공격성은 유의미한 영향력이 있었다.
노인의 학대 피해경험과 자녀의 학대 가해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관해 살펴보았다. 노인과 자녀의 차이점은 노인의 경우는 자녀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갈등이 학대 피해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녀의 경우에는 노인의 부정적인 행동이 학대 가해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노인과 자녀 세대에 있어 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각기 다를 것이고, 노인의 방어적인 태도를 고려해서 노인에게 자신이 자녀에게 한 부정적인 행동에 관해 질문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러한 결과를 볼 때, 노인과 자녀 모두에게 있어 학대피해와 학대가해의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변인은 세대간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고 노인학대가 세대간 갈등의 결과라는 본 연구의 가정이 입증되었다. 다시 말해, 부모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부족하다거나, 갈등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는가보다는 부모와 자녀와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세대간 갈등과 노인학대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녀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성격이 가해 행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인들에게 있어서는 노인을 둘러싼 가족적 환경 요인이 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인임을 알 수 있었다. 끝으로 자녀들간의 재산다툼은 노인의 학대 피해 경험에 있어서는 중요한 변인이었지만, 자녀의 학대가해 경험에서는 그리 중요한 변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에게 실시한 측정 변인이 노인보다 많기 때문에 다른 변인들이 더 강력한 역할을 함으로써, 재산 갈등이 자녀의 학대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나타나지 못한 것 같다. 자녀들의 56명은 재산 때문에 친형제간에 혹은 배우자의 형제들과 자주 갈등한다고 응답했으며, 7명은 항상 갈등한다고 응답했다. 노인들의 응답비율도 이와 비슷하게 나왔다.
5. 사회적,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결과를 통해 노인학대와 세대간 갈등을 감소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사회문화적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노인부모와 성인자녀의 호혜적 역할 관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에서의 세대간 갈등은 많은 부분이 세대간 호혜성의 균형이 깨어지거나, 상호 호혜성의 관계를 지각하지 못하는데서 나온다. 즉 자녀들이 노인부모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거나, 실제보다 노인부모의 부양에 과중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 반대로 노인부모들은 자녀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바라거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경우에 갈등은 생성된다. 다시 말해 성인 자녀와 노인들이 세대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물질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의 양면 모두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노인들은 그러한 호혜적 관계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가정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서 자녀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며, 자녀들도 노인들이 제공하는 도움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노인 부양 문화가 변화되어야 한다. 아직도 한국에서는 노인을 시설에 맡기는 것을 노인부양에 있어서 일종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와병중인 노인을 집에서 모시면서 본의 아니게 학대 상황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설 이용에 대한 어려움은 의식의 문제 뿐 아니라 저렴한 비용과 시설에 대한 신뢰, 자녀들이 쉽게 다녀갈 거리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이것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노인부양에 있어 자녀들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문제이다. 부모들은 아들이나 장남이 자신의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양육 과정에서도 자원이나 기회는 차자(次子)나 딸보다는 장남에게 보다 많이 분배된다. 결과적으로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장남이외의 자녀들은 부양에 대한 공동 책임의식이 희박하게 된다. 이러한 노인 부양의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자녀의 부양부담에 의한 세대간 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서도 아들, 딸, 장차남에 상관없이 부양의 공동책임을 묻고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 가정안에서의 문화가 자녀의 성별과 장차에 상관없이 자녀들이 권리와 의무를 공평하게 가진다는 것을 일찍부터 가르치고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
세대간 갈등과 노인학대를 방지하지 위해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노인학대 용어의 사용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학대(abuse)라는 용어는 아동학대나 배우자 학대의 경우처럼 신체적, 성적인 폭행을 떠올리게 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나타났듯이 학대의 가장 많은 유형은 방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 신체적 학대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학대(abuse)보다는 부적절한 대우(maltreatment, mistreatment)라는 용어가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노인 학대 문제를 가정에서 사회적 장으로 이끌어내고, 사회적 개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한국문화에 보다 적합한 용어의 선정에 관해 학문적, 법적인 수준에서의 합의가 도출될 필요가 있다.
둘째, 노인 학대에 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노인 학대에 관한 홍보와 교육은 경찰, 판·검사 등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과 노인 자신, 자녀들 모두에게 필요하다. 또한 노인학대의 사법적 개입에 대한 국민적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현행 개정된 노인 복지법에도 신고의무제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 신고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신고가 곧 법적 개입, 처벌 등의 결과로 연결되어진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즉 가해자를 신고하는 것은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격리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가해자는 치료를 받도록 하고, 가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회적 지원체계를 활용하여 궁극적으로는 부모와 자녀 양자의 복지에 기여한다는 점이 널리 홍보되어야 한다. 이에 선행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노인의 상황에 맞는 요양원, 병원, 양로원 등 시설이 마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노인학대가 발생한 가정에 대한 사회적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지원서비스 체계도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노인학대를 어떻게, 누가 조사하고, 피해 노인을 어디에 얼마나 보호하며, 가해자를 어디서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신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는 어떻게 처벌한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법제도의 정비도 시급하다. 또한 관련 기관에서 세대간 통합을 위한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